지난해 한국영화 개봉 편수는 118편. 편수만 따지면 활황이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신인 감독들의 등장이 많았고 실망도 컸다. 지난해 출혈경쟁에 대한 반작용일까. 올해 충무로는 명장 위주의 소수정예로 흥행에 나선다. 수적으로는 지난해에 못 미쳐도 질적으로는 앞선다.
명감독들의 귀환
5월에 날개를 펴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 이 눈길을 끈다. 2004년 말 제작 중단의 아픔을 극복한 날갯짓이라 의미가 깊다. <서편제> 의 오정해가 13년 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다. 이창동 감독도 문화관광부 장관 퇴진 후 첫 작품인 <밀양> 을 5월 선보인다. 삶의 바닥에서 만난 두 남녀의 힘겨운 사랑이야기로, 전도연 송강호가 주연한다. 밀양> 서편제> 천년학>
<피와 뼈> 의 재일동포 최양일 감독은 <수> 로 독특한 하드보일드 연출세계의 국내 착근을 시도한다. 지진희가 킬러와 형사로 엇갈린 삶을 산 쌍둥이 형제를 연기한다. 2월 개봉. 수> 피와>
1990년대 한국 영화계의 대표주자였던 박광수 감독은 <이재수의 난> 이후 8년 만의 신작 <눈부신 날에> 를 선보인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배경으로 야바위꾼 남자와 한 소녀의 우정을 그린다. 지난해 개봉 시기를 놓쳐 4월에야 극장에 걸린다. 이명세 감독의 이색 스릴러 은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촬영이 한창이다. 삼각관계에서 비롯되는 공포가 빼어난 형식미에 담긴다. 눈부신> 이재수의>
소장파 감독도 대거 포진
한국영화의 허리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소장파 감독들의 작품도 개봉된다.
<너는 내 운명> 의 박진표 감독이 <그놈 목소리> 로 2월1일 첫 테이프를 끊는다. 1991년 발생한 이형호 어린이 유괴 사건을 바탕으로 한 휴먼드라마다. 김지운 감독은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서부극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으로 관객을 찾는다. 좋은> 그놈> 너는>
지난해 <왕의 남자> 와 <라디오 스타> 로 물오른 연출 감각을 선보인 이준익 감독은 멜로에 도전한다. 제목은 <매혹> 으로 중년의 사랑을 다룬다. <외출> 로 비평과 흥행에서 쓴맛을 봤던 허진호 감독은 4월 <행복> 으로 재기를 노린다. 황정민과 임수정이 몸 아픈 두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을 빚어낸다. 장진 감독은 무기수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을 소재로 따스한 웃음이 담긴 <아들> 을 5월에 개봉한다. 아들> 행복> 외출> 매혹> 라디오> 왕의>
이 밖에 박종원 감독의 <낭랑 클럽> , 임순례 감독의 <여자 핸드볼> , 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 , 정지우 감독의 <모던보이> , 장준환 감독의 <파트맨> ,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 ,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 등도 올해 눈 여겨볼 작품이다. 비스티> 우아한> 파트맨> 모던보이> 좋지> 여자> 낭랑>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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