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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대란 올까

입력
2007.01.0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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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정초부터 맥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적립식 펀드의 대량 환매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04년부터 도입된 적립식 펀드의 평균 만기가 3년이므로, 올해 만기를 맞은 펀드 가입자들이 부진한 증시 상황에 실망해 대거 환매에 나설 경우 시장 전체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만기를 채우는 적립식 펀드의 규모는 4조7,000억원 가량으로, 이중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 규모도 2조5,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말 주식형 펀드에서 7,000억원 가량의 환매가 일어나자 일부에서는 올해부터 본격화할 펀드 환매의 서곡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펀드의 환매 결정은 만기보다는 투자심리에 좌우된다는 이유로 대량 환매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적립식 펀드는 중도에 환매하더라도 수수료가 비싸지 않아 시장 상황이 나빠질 경우 만기와 상관 없이 언제라도 환매가 일어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증시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 한 대량 환매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립식 펀드에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중반 이후이므로 만기 환매 부담도 올해보다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펀드자금이 마땅히 움직일 곳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드자금은 금리와 과거 수익률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들의 경우 수익률이 양호했던 데다, 시중 금리가 낮아 증시를 떠나기보다는 거치식 펀드나 증시에 투자하는 다른 금융상품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만기가 된 펀드 가입자들을 증시에 붙잡아 두는데 성공한다면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적립식 펀드 가입자 중 상당수가 만기를 중시하는 기존의 은행 고객이어서 적절한 대체 상품을 제안해 이들을 증시에 붙들어둘 필요가 있다”며 “만기가 돌아온 펀드 환매자금을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연금, 보험 등으로 다시 유치한다면 올해가 장기투자의 실질적 원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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