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명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내부 문건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건은 올해 무려 1억달러의 후원금 모금 계획과 방법, 공화당 경선 대비 전략 등 은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일간지 뉴욕 데일리뉴스가 2일 140쪽에 달하는 이 문건을 폭로하자 줄리아니가 돈 선거를 치르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건에는 올 3월까지 2,500만달러 등 올해 1억달러를 모아 이중 2,100만달러를 올 연말까지 세 번의 결혼에 따른 잡음을 잠재우고, 공화당 내 반대 여론이 거센 낙태 지지 및 총기규제 등 자신의 대선정책을 홍보하는 데 투입하는 등 구체적인 지출 내역까지 기록돼 있다. 또 모금대상으로 큰 손인 뉴저지주의 류 아이젠버거와 래리 배드게이트, 페덱스 최고경영자(CEO)인 프레드 스미스 등 구체적인 명단까지 거명돼 있다.
문건 내용이 알려지자 줄리아니 진영은 발칵 뒤집혔다. 공화당 내 경선에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문건이 경쟁자들의 선전용으로 활용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언론들은 내부 문서가 외부에 누출된 자체만으로도 안보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내세우려던 줄리아니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
줄리아니의 대변인인 서니 민델은 프레드 스미스가 최근 매케인을 지지하고 나선 사실을 지적하면서 “문건은 3개월 전에 누군가가 단순한 아이디어를 적은 것에 불과하다”며 파장확산 차단을 시도했다. 그는 또 뉴햄프셔와 아이오와의 여론조사를 앞두고 고의적으로 경쟁 진영에서 문건을 언론사에 넘겼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쟁점을 문건 유출 공방으로 유도하려 시도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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