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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증시 '흑기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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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증시 '흑기사' 되나

입력
2007.0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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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와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둔화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증시에 연기금이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연기금이 점차 늘어나는 자산을 예전처럼 예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 자산에 묶어놓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연기금의 증시 확대는 국내 증시 수급에 ‘흑기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금단 연구원은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를 밑도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선진국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과 비교하더라도 국내 연기금의 주식 비중 확대는 구조적 추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을 기준으로 미국교직원연금보험과 캐나다연금의 주식투자비중이 각각 78.8%와 71.6%에 이르는데 비해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8.0%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3대 주요 연기금은 올해 주식투자 한도액을 만기 도래분 재투자를 포함해 1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조7,000억원 가량 늘릴 계획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주식투자 한도액을 지난해보다 6조원 가량 많은 11조원으로 증액, 연말까지 기금 전체 자산(220조원)의 13.5%인 29조7,000억원을 국내 증시에 투입할 계획이다.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해온 사학기금도 증시 참여를 차츰 확대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사립대학들은 올해 출범 목표로 수백억원 규모의 사학기금 통합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결실을 거둘 경우 향후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사립대학 보유자산의 국내 증시 투자도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우리 사회의 고령화에 따라 향후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퇴직연금도 새로운 증시수급 구도의 기대주다.

연기금의 이 같은 주식투자 확대는 국내 증시의 재평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장기투자를 추구하는 연기금의 투자 속성상, 이들의 활발한 증시참여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줄여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시장 내부적으로는 장기 투자자의 이목을 끌만한 새로운 종목이 나타나거나, 우량종목이 프리미엄을 얻어 주가가 한단계 올라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연기금이 선호하는 정부지분 매각 예정기업이나 생명보험사 등 신규상장 기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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