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서만 석달새 20건… 주민들 '부들부들'
최근 3달째 대구 달서구에만 20건의 차량방화 사건이 발생, 주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초부터 새해 첫날까지 달서구 죽전ㆍ감삼ㆍ장기ㆍ 용산동 등 4개 지역에서만 집중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경찰은 아직 범인의 윤곽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1일 오후 8시40분께 대구 달서구 용산동 주택가에서 임모(34)씨의 승용차가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뒤 타이어 일부를 태우고 10여분만에 꺼졌다. 목격자 박모(40ㆍ식당종업원)씨는 "10대 후반 남자가 쓰레기로 차량에 불을 붙이는 것을 보고 달려갔더니 200m 정도 도망가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가로등 바로 아래 쓰레기 더미에서 불을 붙인 것으로 미뤄 기존 연쇄 차량방화범을 모방,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구에서는 지난해 11월3일부터 12월15일까지 8개 구ㆍ군중 달서구에서만 연쇄 차량방화로 19대의 차량이 불에 탔다. 11월3일 오전 1시께 달서구 장기동에서 한 빌라 주차장에 주차 돼 있던 윤모(49)씨의 렉스턴 승용차 등 차량 5대에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달 13일 오전 2시15분께도 용산동 한 아파트 주차장 부근에 세워진 차량 2대가 불에 탔고 지난달 11일 오전 1시께도 감삼동 주택가에 세워둔 강모(48)씨의 아반떼 승용차에 불이 나는 등 반경 200m 안에서 4대가 피해를 입었다.
또 4일 뒤인 15일 오전 0시20분께 죽전동과 감삼동의 경계지역 주택가에서 이모(54)씨 승합차 등 차량 8대가 모두 불타는 등 연쇄 차량방화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구는 2004년부터 3년간 170여건의 차량 방화사건이 발생, 해마다 겨울철이면 주민들이 차량 방화 노이로제에 시달리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잠복근무에다 탐문수사에 본격 나섰다. 또 차량방화범 신고포상금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리고 전단지와 현수막까지 설치했으나 범인의 윤곽조차 찾지 못하자 폐쇄회로TV 설치도 검토중이다.
하지만 범행이 한밤중에 이뤄지면서 목격자의 제보 전화도 거의 없어 경찰이 수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방화는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하지 않으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아 범행현장에서 주민 제보가 결정적"이라며 "차량방화가 모방범죄로 이어지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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