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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재활학교 갈등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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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재활학교 갈등 '2라운드'

입력
2007.01.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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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지체장애 교육기관인 연세재활학교의 중ㆍ고등부 과정 설치 문제를 놓고 학부모와 법인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법인 이사회에서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014㎡(약 910평) 짜리 새 교사(校舍)를 올해 11월 완공키로 결정했다. 정부로부터 37억원을 지원 받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군사교육단(ROTC) 건물 옆 터에 새 둥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법인 관계자는 “신촌 연세의료원 내 재활병원 3층의 열악한 ‘복도 학교’ 시대를 끝내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그러나 ‘중ㆍ고 과정 설치’를 요구하며 지난달 18일부터 연세대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선 교사완공 후 중ㆍ고 과정 신설’이라는 법인측 계획에 반대하며 “학칙에 먼저 중ㆍ고교 과정을 만든다는 규정을 넣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 학교엔 뇌성마비, 근육질환 등을 앓고 있는 지체장애아들이 유치부(11명)와 초등부(58명)에 다니고 있다. 문제는 중학교 진학이다. 올해 2월 졸업하는 초등부 6년생 9명은 거주지인 마포ㆍ서대문ㆍ은평구 주변엔 갈만한 상급 학교가 없는 형편이다.

중등부가 설치된 주변 국립학교(마포구 중동) 1곳은 본교 출신을 우선 선발, 정원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6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 채모(38)씨는 “6년 전 ‘중등부가 조만간 설치될 것’이란 말을 듣고 학교 근처로 이사 왔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학부모 대표 권모(42ㆍ여)씨는 “법인측은 2003년에도 ‘선 공간확보 후 학칙개정’을 약속했지만 저버리는 등 태도에 신뢰가 가지 않아 법인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교사들도 “9명 제자를 가르치는 데엔 교실 한 칸이면 족하다. 필요하다면 교무실이라도 비우겠다”며 학부모 편을 들어주고 있다.

법인 관계자는 그러나 “학교도 교육기관으로서 따라야 하는 원칙이 있는 법”이라며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중ㆍ고교 과정은 건물이 완공되면 그때 가서 도입한다’고 결의한 만큼 이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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