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일 제8대 총장으로서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 첫 출근했다. 이로써 지난 61년간 ‘보다 나은 세계’를 향해 전진해왔던 유엔은 본격적인 ‘반기문 시대’를 맞게 됐다.
반 총장은 이날 아침 임시 숙소인 맨해튼 워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나서 최근 임명한 비자이 남비아르 비서실장 등과 함께 유엔본부까지 걸어서 출근했다. 출근 직후엔 본부 지하 1층 카페테리아에서 ‘사무총장과의 만남’ 행사를 갖고 사무국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38층 사무총장 집무실로 들어섰다.
이어 화상대화를 통해 전 세계 8개 유엔 지역사무소 대표들과 인사한 다음 사무국 주요 부서장들을 접견했다. 점심 직전에는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와 안보리 주요 일정에 관해 협의했다.
반 총장은 이달 중 수단 다르푸르 학살 사태와 관련, 사실상 중국의 반대로 늦어지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을 현지에 파견하는 문제 등 국제현안에 관한 조정에 착수한다. 2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사무차장직 인선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반 총장은 1일에는 별도의 공식행사 없이 숙소로 찾아온 아들 부부 등 가족과 함께 차분하게 신년을 맞았다.
그는 지난해 12월14일 취임선서 후 연설에서 “다음 세대들을 위해 보다 평화롭고 번영되며, 보다 정의로운 세계를 건설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속에서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다르푸르 사태부터 에이즈 확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난제가 반 총장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당장 낡고 비효율적인 유엔을 개혁해야 하는 숙제도 만만찮다.
반 총장은 당선 이래 북한핵 문제에 대해 “제재 일변도의 대응보다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혀왔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지역 현안을 넘어 국제안보의 핵심 난제로 부상한 북핵 문제 역시 6자회담의 추이를 감안하며 바짝 챙겨야 할 현안인 셈이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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