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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美中日 전문가 인터뷰] (2) 中 스인홍 교수(인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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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美中日 전문가 인터뷰] (2) 中 스인홍 교수(인민대)

입력
2007.0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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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인홍(時殷弘)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새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예측했다. 핵 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북한 지도부의 의지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난해 10월 북한 핵 실험 후 바닥을 쳤던 북중 관계가 다소 회복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정권 안정 중 어느 쪽을 우선시할 지에 대해 애매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_북핵 문제를 전망한다면.

“핵 문제에서 북한 행동에는 두 축이 있다. 하나는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전략적 결심이고 다른 한 축은 국면을 조정하는 전략적 유연성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9일 핵 실험 후 12월에 5차 2단계 6자회담을 진행했다. 미국의 제재와 유엔의 대북 제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다. 새해 북한 핵 포기 문제가 진전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본다. 북한은 2차 핵 실험을 할 수도 있고, 유연성을 발휘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막을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미국과 전략적인 양보를 교환할 수 있다. 북한은 핵 포기 의사를 밝힐 수 있으나 구두상의 원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역시 핵 보유국이다.”

_대선이 예정돼있는 한국의 안보 상황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한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대북 포용정책 논란도 있다. 대일 관계도 쉽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힘든 시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국방문제와 대미 관계에서 큰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민들이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하지는 않아도 북한에 대한 엄격한 제재도 원하지 않아 일정한 한계를 가질 것이다. 이런 상황은 북한에 대한 태도와 북핵 정책에서 모순으로 작용할 것이다.”

_일본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운명이 걸린 참의원 선거가, 중국에서는 17차 공산당 당대회가 예정돼있는 등 동북아 각국의 정치변동도 예상된다.

“아베 정권은 중국, 한국과의 긴장을 낮추는 정책을 펼 것이다. 하지만 대북 갈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아베 정권은 헌법개정, 자위대 역할 확대 등을 통해 보통국가 체제를 완성하려 할 것이다. 일본 국내 정치 지형이 변화하더라도 대 중국 유화정책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중국의 경우 당 대회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진정한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대외정책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_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는가.

“원론적으로 북한의 핵 포기는 다른 나라가 북한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북한은 핵을 포기할 뜻이 없다. 포기할 리 없다. 핵 포기를 위해서는 관련국들의 정확한 전략이 필요하다. 당근의 측면에서 볼 때 북미 관계정상화, 체제 안전보장, 국제사회 복귀 등이 필요하다. 이중 북미 관계정상화가 관건이다. 채찍의 측면에서는 더 강한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당근에, 한국과 중국은 채찍에 소극적이다. 비핵화 실현을 위해 중국은 북미간 중재를 강화해야 하고, 북한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 현재 한반도 비핵화의 최대 장애물은 북한의 핵 보유 의지가 점점 강해지는 것이고, 그 다음은 미국의 대북 강경 태도이다.”

_레임덕이 심화되는 부시 행정부의 북핵 외교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중간선거 이전 부시 정권의 대북 정책은 북한을 압박해 북한의 국제적인 입지와 국내 정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금융제재 등을 통해 북한의 투항이나 정권 붕괴 상황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는 2005년 9월 15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때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바뀌었다. 부시 대통령의 위상이 약화했고, 북한은 핵 강화 노선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가 근본적인 전략 목표를 수정할 것 같지는 않지만 다른 태도는 보일 수 있다. 자신의 정책이 옳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태도만을 바꾸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전략적 양보를 하면서 유연성을 강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미 대선까지 북핵 문제의 진전이 없다면 미 국민은 다음 대통령에게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_미국의 동북아 외교는 어떻게 예상하는가.

“대중 정책의 방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치적 역량이 커져 미중 경제무역에서 긴장이 있을 수 있다. 한미 관계는 현재 그리 좋지 못하다. 한미 관계는 한국 국내 정치에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일정 수준에서 갈등이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안보문제에서 한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에게 있어 한국의 군사적 의미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북한 문제를 놓고 한미 관계가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동북아의 기본이익 수호라는 관점에서 일본과의 협력은 물론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유도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을 의식해 아베 정권에게 대중 유화책을 주문할 것이다. 아베 정권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다면 미국은 제약을 시도할 수 있다.”

_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북중 관계는 회복할 수 있는가.

“북한 핵 실험과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 간 면담 사이의 열흘은 역사상 북중 관계의 최저점이었다. 이후 관계는 다소 회복했다. 현 북중 관계가 우호적이라거나 전략적 기초에 터잡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중국은 대북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훼손을 가져오거나 북한 정권의 붕괴나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중국은 고통스럽게 북한을 용인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멋대로’ 핵실험을 했다. 북한 입장에서 중국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유엔 대북 제재에 참여했다. 양국 관계의 상호성, 탄력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초래된 이유가 분명한 만큼 관계 회복은 쉽지 않다. 물론 이 결론은 북한이 핵을 보유한다는 전제에서 나온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와 정권 안정 중 어느 것에 중요성을 둘 지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_12월 6자회담을 진행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관건은 미국의 핵 폐기 초기 방안을 북한이 수용하느냐 여부인데.

“회담에서 북한은 미국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핵 역량을 키우기 원하는 동시에 금융제재 해제도 바란다. 만약 북한이 미국 제안을 접수하면 미국은 금융제재를 취소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사실상 미국측 사찰인력이라 할 수 있는 유엔의 사찰단원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12월 회담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금융제재 해제와 핵 보유국 인정을 요구했다. 미국이 당근으로 제시한 한국전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거리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핵 보유국 인정 등 북측의 요구를 수용할 리 없다. 어쩌면 미국은 처음부터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을 제기한지 모른다.”

_수교 15주년을 맞는 한중 관계에는 고구려사 문제 등 껄끄러운 현안이 많다.

“현재 한국은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고 좌지우지 할 것을 걱정하고, 한국 주도의 통일을 중국이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역시 만약 한반도 통일 이후 통일국가가 중국의 민족(규정)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걱정한다. 왜 중국에 동북공정이 있겠는가. 해결책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현 영토적 규정, 민족적 규정을 유지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현 상황에 대한 변경 요구는 절대 없어야 한다. ‘이 땅에서 누가 살았지’라는 문제의식으로 요구를 해서는 곤란하다. 현 역사해석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학생 때 조선의 역사로서 고구려 신라 백제를 배웠다. 이런 역사는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은 한반도 인민들의 역사 신념에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 개개 민족마다 자기 신념이 있다. 역사적 사실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아주 명확하게 동북공정을 정지시키겠다고 표명했다.”

_세계가 미중 양극체제로 재편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중간 경제 전략대화가 이미 시작됐다. 중미 관계는 쌍방 모두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 체제는 서서히 양극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함축한다. 첫째는 미국은 시간이 갈수록 중국의 화평굴기를 수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강화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20년 후 중국 군사적 역량이 강해지고 무역과 경제력에서 우세가 두드러진다면 중국 화평굴기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_올 가을 중국 공산당 당대회는 중국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후 주석의 권력이 전면적으로 공고해질 것이다. 후 주석이 더 좋은 조건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 사회정의와 균형발전을 추구할 것이다. 정치개혁의 경우 대폭적인 진전을 이룰지는 지켜봐야 한다. 5세대 지도부의 등장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지금 시점에서 예상하기는 어렵다.”

_북한 정권이 붕괴되거나 변화될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견지하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엄격한 제재를 받을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 내부에 극단적인 정치 상황이 전개되거나 증폭될 수 있으며, 자연히 내부 붕괴 ‘가능성’은 커진다. 예상할 수 있는 변화는 두 가지 이다. 하나는 정권이 붕괴하거나 내부가 혼돈에 빠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내부에서 쿠데타나 정변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들은 현재로서는 아주 낮다.”

■ 時殷弘 교수

스인홍(時殷弘) 교수는 중국의 저명한 미국 전문가이다. 1952년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에서 태어난 그는 난징(南京)대를 졸업하고, 1988년 난징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중미 국제관계학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겸 미국연구센터 주임으로 재직중이다.

서방 언론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중국 학자 중 한 명인 스인홍 교수는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합리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북중 혈맹 관계에서 탈피해 합리적 원칙으로 대북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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