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향해 쾌속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7연승에 홈 12연승이다. 정확히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2일 현재 19승8패로 공동 2위(16승11패) 부산 KTF, 창원 LG에 3게임 앞서 있다.
모비스는 시즌 초반 두 차례 3연패를 당한 적도 있지만, 2라운드 중반 이후로는 안정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올 겨울 코트를 지배하고 있는 ‘모비스의 법칙’은 무엇일까.
지키는 농구
모비스는 평균 79.03득점으로 10개 팀 가운데 8위에 지나지 않는다. 84.49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LG와는 6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득점만 보면 도저히 1위를 할 수 없는 팀이다. 하지만 모비스는 실점에서 73.7점으로 72.11점의 원주 동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적게 먹고 적게 주는 ‘지키는 농구’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점과 함께 실책도 가장 적다. 모비스는 경기당 턴오버 11.48개로 가장 적다. 턴오버 1위 서울 SK(경기당 16.18개)와 비교하면 모비스의 실책이 얼마나 적은지 알 수 있다.
여우의 힘
유재학 감독은 ‘여우과(科)’에 속한다. ‘여우’ 유 감독은 변화무쌍한 전술로 상대의 얼을 뺀다. 상대의 스타일에 따라 우지원 김동우 이병석 김효범 김학섭 등을 적절히 기용한다.
국내 선수 가운데 붙박이 주전은 양동근 밖에 없다. 유 감독은 조금만 느슨한 플레이를 한다 싶으면 곧바로 벤치로 불러 들인다. 올 시즌 우지원이 ‘황태자’에서 ‘마당쇠’로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양동근+크리스 브라더스
양동근은 지난해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가 우연히 아님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경기당 14.54점 6.54어시스트 3.62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양동근은 경기운영과 해결사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MVP 크리스 윌리엄스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현재 국내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힌다. 여기에 올 시즌 가세한 205㎝의 크리스 버지스가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버지스는 초반엔 다소 헤맸지만 유 감독이 “교체 없이 끝까지 간다”는 믿음을 준 이후 안정을 찾았다. 성적은 15.37점 9.56리바운드.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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