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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경쟁력이다] 네덜란드 델프트시, 도심서 車를 없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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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경쟁력이다] 네덜란드 델프트시, 도심서 車를 없애다

입력
2007.0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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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세상되자 시내상가 되레 번창… 시속 250㎞초고속 버스도 추진중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60여㎞ 떨어진 델프트시. 인구 9만5,000명의 중소도시다.

어느 도시든 가장 복잡한 곳은 시청근처. 그런데 이상하다. 차를 볼 수 없다. 행인과 자건거만 보일 뿐. 한 행인은 “시청 부근에 오려면 차를 멀리 주차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델프트시에서 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1㎞도심은 자동차가 없는 ‘청정지역’이다. 시청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에는 차량진입을 막는 차단기둥이 서 있다. 이 기둥은 청소차 같은 공공 서비스 관련 등록차량이 다가설 때에만 땅 밑으로 내려간다.

델프트시가 원래부터 이런 곳은 아니었다. 1970년대 이후 델프트시는 늘어나는 자동차 때문에 골치를 썩여야 했다. 미리암 반 우스 델프트시 교통정책과장은 다른 도시처럼 델프트시도 교통문제 해법에 오랜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했다. “처음엔 시청 광장 지하에 대형주차장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차는 계속 늘어날 텐데 주차장확충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결국 도심에서 아예 자동차를 없애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게 된 것이지요.”

물론 반발도 많았다. “아니, 무슨 독재국가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차를 못 다니게 하다니” 특히 상인들의 반대가 거셌다.

델프트시의 대안은 자전거였다. 육성대책을 마련했다. 자전거 도로망을 확충하고 자전거 보관대를 도심 곳곳에 설치하고, 자전거 출퇴근자에게는 감세혜택까지 줬다. 주행우선권도 차량보다 자전거에게 부여했고, 신호등체계도 자전거 위주로 바꿨다. 우즈 과장은 “자동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단 깨버리자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차량 없는 여유로움 속에서 쇼핑을 하게 되자 시내 상인들의 매출은 오히려 예전보다 늘었고 주민전체가 쾌적하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던 ‘자동차 없는 세상’을 상상했고, 대신 자전거라는 대안을 찾았기 때문에 델프트시는 주거만족도 최상의 ‘청정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네덜란드에선 델프트시를 벤치마킹해 도심주차장을 없애고 차량진입을 제한하는 도시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델프트시에선 현재 또 하나의 ‘무모한 상상’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 내 최고수준의 기술대학으로 꼽히는 델프트 공대가 추진중인 이른바 ‘슈퍼버스 프로젝트.’ 레이싱 카를 방불케하는 최고시속 250㎞짜리, 연료전지와 인공지능주행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초고속버스를 만들어 2010년까지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델프트 등 주요 도시들을 운행케 한다는 구상이다. 이 역시 ‘버스는 느리다’는 고정관념을 깬, 상상력의 산물이다. 이 밖에도 델프트시는 최첨단 IT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테크노폴리스’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KOTRA 관계자는 “스키폴 공항과 로테르담 항구가 가까운 교통의 요지 델프트시는 현재 자전거 천국을 넘어 최첨단 기업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톡톡 튀는 상상력이 델프트시를 네덜란드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델프트=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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