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복심(腹心)이자 입으로 통하는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2일 물러났다. 지난해 8월 정무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태호 전 대변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긴급 투입된 지 4개월만이다. 윤 대변인은 이제 연설기획비서관 업무만 전념하게 된다.
연설기획비서관은 대통령 메시지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자리. 대통령의 공식일정은 물론 비공식 독대 등 알려지지 않은 만남까지 빠짐없이 배석해 대화내용을 모두 기록하는 임무도 겸하는 요직 중의 요직으로 통한다. 대다수 비서관과 달리 사무실도 대통령 집무실에 있는 본관에 위치해있다. 비서실장 이상으로 대통령을 자주 만나고 대통령 의중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 자리의 민감성 때문인지 2005년 11월 신설된 이래 줄곧 그가 맡아왔다.
윤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연설 등 메시지를 관리하는 일과 함께 노 대통령의 업적, 회의기록, 연설내용, 발언 등을 총정리하는 밀린 숙제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이다”고 밝힌 것과 연계해 노 대통령이 자기 메시지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윤 비서관에게 대변인 부담을 덜어줬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 대변인은 윤승용 홍보수석이 겸하게 됐다.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 등 과거에는 청와대 공보수석이 대변인을 겸임해왔으나 참여정부 들어서는 겸직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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