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경제시대에 기업들은 국가 경쟁력의 소중한 원천이다. 경제올림픽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선봉에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뛰어난 경영실적을 거둔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는 점이 공통적이다.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CEO들은 단순히 기업을 뛰어 넘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인적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2006년에 ‘대한민국 경제와 재계’를 이끌었던 최고의 CEO들은 누구일까? 한국일보는 한국CEO포럼(대표 신상훈 신한은행장ㆍ남승우 풀무원사장 )과 공동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2006년 ‘한국경제를 이끈 베스트 CEO’ 10명을 선정했다. 이들 CEO들은 산업 현장 및 기업경영에서 두드러진 경영실적과 미래비전 제시, 탁월한 지도력, 경영혁신, 사회공헌 등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벌여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경제를 이끈 베스트 CEO’에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전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금융), 신헌철 SK㈜ 사장(에너지),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유통), 우의제 하이닉스반도체 사장(반도체), 이수영 동양제철화학그룹 회장(화학),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엔터테인먼트), 김갑렬 GS건설 사장(건설), 최현만 미래에셋 사장(증권), 변대규 휴맥스 사장(IT)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일보와 한국CEO포럼은 베스트 CEO를 뽑기위해 대신ㆍ대우ㆍ삼성ㆍ우리투자ㆍ현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50여명에게 산업별로 지난해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CEO를 1차로 복수 추천받았다. 한국CEO포럼의 심사단은 이를 바탕으로 분야별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심사단에는 곽만순 가톨릭대 교수를 비롯해 강신일 한성대 교수, 남주하 서강대 교수, 김국길 KK컨설팅 사장이 참가했다.
한국CEO포럼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곽만순 교수는 “애널리스트가 추천한 후보군에 한국CEO포럼 회원 50명의 설문조사를 합쳐 심사숙고 끝에 베스트 CEO를 선정했다”면서 “이들 10명은 지난해 한국 최고의 CEO로서 손색이 없는 기업인들로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라고 강조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1등 공신. 2006년에도 분기마다 13조~15조원의 매출액과 1조4,000억~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역시 삼성'이란 얘기를 들었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그의 리더십은 삼성전자을 외형 뿐 아니라, 위기에 강한 기업으로 환골탈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역량은 해외도 주목한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난해 8월 LG카드 인수전을 진두지휘해 성공을 이끌어내면서 신한금융지주가 리딩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흥은행과 통합도 매끄러웠다. 일상경영엔 손대지 않고 큰 그림만 그리고 있지만, 그의 카리스마가 차지하는 그룹 내 상징성은 워낙 무겁다. 신한금융지주 차원을 넘어 한국금융의 신화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지난해 월마트 코리아 인수ㆍ합병을 성사시켜 국내 최초로 할인점 100호 시대를 열었다. 탁월한 경영성과 외에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 관행 개선에서도 앞장서 신세계의 윤리경영을 착근시킨 공로도 인정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 최고 전문경영인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 위치에 올랐다.
▦신헌철 SK㈜ 사장: 2004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를 달성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2006년에는 고유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석유정제 사업, 해외 자원개발, 에틸렌 등 화학산업, 윤활유 부문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알토란 같은 성과를 올렸다. 또 수출 드라이브 전략으로 내수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호평도 받았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2001년 동양그룹에서 오리온그룹을 계열분리한지 4년만에 매출규모를 3배나 성장시키는 경영성과를 거뒀다. 오너이지만 전문경영인 못지 않은 탁월한 경영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초코파이'로 상징되는 제과사업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한편, 온미디어 미디어플렉스 메가박스 스포츠토토 등 토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확고한 기틀을 마련했다.
▦김갑렬 GS건설 사장: 어려운 건설경기 여건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큰 폭의 매출성장을 기록, 회사의 성장기틀을 굳건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 리더십도 주목 받는다. 특히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원가를 절감시키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척하는 등 회사의 장기성장을 위한 내실을 탄탄히 다진 점이 높이 부각됐다.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 투명경영과 글로벌경영을 통해 내수 중심의 동양제철화학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 받았다. 올해는 외국인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여·확대, 선진국 수준의 투명경영을 회사 경영에 실천했다. 뛰어난 기업경영 능력 외에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재계의 상생협력을 독려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쳤다.
▦우의제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2002년 생존마저 불투명했던 하이닉스호의 선장을 맡아 2005년7월 예정보다 1년 반이나 앞당겨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졸업시켰다. 지난 3분기엔 사상 최대규모 1조9,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파산직전의 회사를 완전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장쑤성에 '하이닉스-ST 반도체 유한공사'를 준공하는 등 글로벌 생산체제도 갖춰가고 있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 2005년 6,182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2006년에도 3분기까지 5,1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휴맥스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벤처 1세대로선 거의 독보적 존재. 벤처를 꿈꾸는 많은 젊은 이들에게 존재 자체만으로도 희망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2006년 무역의 날에는 5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고 개인적으로 금탑산업훈장까지 받았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증권사로 자리잡게 만든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엔 성공적으로 증시상장을 마무리한 데다, 위탁매매에서 탈피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증시조정 속에서도 모범적인 영업성과를 거뒀다. 향후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 더 위력적이 될 것이란 평가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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