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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자기의 꿈을 지키기 위한 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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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자기의 꿈을 지키기 위한 서설

입력
2007.01.0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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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일어날까. 새해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신년 벽두에 이런 설레는 호기심을 가지는 일이 헛돼 보일 리는 없다.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해하는 습관은 자신의 희망을 개인적 영역에 한정시키지 않고 사회화하는 데서 비롯한다. 개인의 꿈도 결국 공동체 속에서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새해의 찬란한 목표도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다고 믿지 않는다. 무언가 사회적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하다고 눈치를 본다. 그 조건이란 바로 제도와 정치 작용이다. 그러니 소시민의 아침 소망에는 항상 불안이 섞여 있다. 이것이 2007년이 시작될 즈음 한국 보통 사람의 초상이다.

● 혼탁함이 뻔한 대선의 해

조금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새해가 밝기 전에 그린 설계도 내용은 어떤 것이겠는가. 원하는 대학에 무사히 입학하거나, 적절한 보수에 정년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얻거나,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미래에 내 꿈을 대리 실현할 아이를 출산하는 일 등이 아니겠는가.

거기에다 보너스 격으로 하나씩만 덧붙일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지는 행운을 바랄 테다. 집이 없는 사람은 자기 명의의 아파트를 소유하게 되기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집값이 치솟기를 원할 것이다. 부동산에 마음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일상에서 탈출하는 산뜻한 휴가나 즐길 기회를 소박하게 기대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막상 짧은 휴일이 끝나고 다시 일하는 나날이 시작되면 잠깐의 설렘은 생활의 속도에 쫓겨 공중에 흩어져 버린다. 사무실 문이 열리고, 공장이 돌아가고, 1면에 정치 기사를 실은 신문이 배달되면, 우리는 홀린 듯 제도의 보이지 않는 톱니바퀴에 물리고 만다. 그리하여 또 공통의 관심사는 대선 말고 무엇이 되겠는가.

올해 전국을 뒤덮게 될 혼탁함의 지형도는 미리 펼치지 않아도 뻔하다. 한쪽에선 아직 대선에 내세울 후보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이고, 다른 쪽은 후보가 너무 많아 가리는 데 신경이 곤두서 있는 형편이다.

그런 정황에서 한해 내내 진행될 대선이란 선거 자체가 아니라 준비 과정이다. 따지고 보면 이미 시작된 지도 꽤 오래다. 어떤 의미에선 지난 선거에서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다음 선거전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우리 정치 현실이요 문화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준비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그렇게 과다한 정치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할까. 그러니 우리의 정치 불안정성이란 하나의 상수적 사회 조건이 돼버린 것일 테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년 초에 서서 일 년의 끝을 바라보니 씁쓸하다. 또 그만큼의 시간이 흘러 금년의 끝에서 지나온 일 년을 되돌아보면 어떤 감상일까.

오히려 그런 식으로 이번 한해를 겪어 보고 싶다. 후보의 후보가 난립하고, 다시 진짜 후보가 결정되고, 이윽고 결전의 그날이 오면 무엇이 달라질까. 내가 응원하던 팀이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일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대선의 결과가 내 희망의 일부를 책임질 수 있을까.

● 소용돌이에 너무 휘말리지 말자

어김없이 정해년의 해는 밝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지난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무엇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기대하는 일들은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는 생기지 않는다. 하기야 큰 사건일수록 사연을 적분하듯 쌓아가며 형성되는 게 아니라 한순간에 벌어진다. 폭발하듯 터져버린다.

그러나 실제로 사건은 유성이 떨어지듯 우리 생활권의 바깥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것도 손과 근육보다 머리와 마음이 창조해 낸다.

이 세상이란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대선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그날 이전에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투표부터 하자. 자신을 주인으로 선출하자. 개개인의 꿈이 대선의 소용돌이에 파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차병직 변호사ㆍ참여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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