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100세인 연구로 이름난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박상철(사진) 교수는 "노화를 누구나 겪는, 돌이킬 수 없는 기능 쇠퇴라고 정의하는 것은 노년의 삶을 운명적이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며 노화의 개념 뒤집기를 역설한다. 박교수에 따르면 세포에 독성물질을 노출시켰을 때 나이든 개체의 세포가 손상을 덜 받는다. 결국 노화란 살기 위해 적응한 결과이자 살아가는 과정이라는것이다.
박 교수가 이러한 개념을 '당당한 노화'라고 이름 붙여 강조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전국의 100세 장수인을 직접 만나면서 연구한 결과, ▦소식(小食) ▦적당한 운동 ▦발효음식 섭취등 그 어떤 요인보다 장수에 중요한 것이 긍정적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늙는 법? 생명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과거는 묻지 마라. 내가 예전에 얼마나 높은 자리에 있었건, 뭘 했건 상관없다. 지금 돈이 없으면, 몸이 예전 같지 않으면 또 어떤가.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박 교수는 노년기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인생을 성장기_활동기_봉사기로 규정한다. 마지막 노년은 휴식기가 아닌 봉사기라는 것이다. 대부분 현직에서 물러난 뒤 딱히
할 일을 못 찾고 추억에만 연연하게 되는데 이는 당당하지 않다."
박 교수는 노년기 남성 위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성비를 보면 남녀 비율이 1대 12인데 이는 세계 평균(1대 7), 일본(1대 4), 코스타리카(1대1) 등과 비교해 봤을 때 남성이 월등히 적은 것이다. 장수 할머니들은 40년 정도를 혼자 살면서도 먼저 간 남편 생각을 별로 하지도 않는다.
반면 남성의 경우 정년 후 모든 사회관계가 차단되고 고립되는데 이 점이 남성의 장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박 교수는 "남성들은 60대 이후를 위해 40, 50대부터 바뀌어야 한다. 일만 중시하는 태도를 바꾸고 부인과 대화도 많이 해야 한다. 직장에서 물러났을 때를 위해 대화하고 관심을
기울여라"고 당부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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