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게 되잖아요.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요."
문명숙(60ㆍ여)씨는 지난해 말 아름다운재단이 주최한 '아름다운 이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까지 하루 하루가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 동안 모으고 채우는 것에 익숙했지만 이제는 나누고 떠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별학교를 마치고 남편과 자식에게 느끼는 애정부터 달라졌다고 문씨는 말한다. 그래서 매일 보는 가족이지만 편지를 쓴다.
웰다잉(well dying). 인생의 마무리를 아름답고 품위있게, 문자 그대로 잘 죽는 방법이다.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웰빙(well being)이 현세의 물질 중심에서 출발했다면 웰다잉은 영적이며 종교적 차원으로 그 범주가 넓어진다.
수많은 종교지도자와 문학가, 철학가들은 나름대로 죽음에 대해 정의했다. 이제 평범한 '우리들'도 금기시하며 화두에 올리기 꺼려했던 죽음을 준비하고 논의한다. '잘 죽는 것'을 통해 '잘 사는 것'을 되돌아보기 위함일까. 그렇다. 웰빙은 웰다잉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평균 수명이 늘고 출산율이 떨어져 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것도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고귀한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내면의 세계를 충실히 준비하기 위한 웰다잉 프로그램이 종교ㆍ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 것은 자신에게는 불행이요, 가족에게도 슬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별은 준비하면 할수록 아름다워진다. 무엇보다 웰다잉을 생각하면 바로 오늘이 가장 소중해진다. 종교ㆍ시민단체가 주최한 웰다잉교실에 참여한 수강생들은 "죽음이란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등에 '웰다잉 체험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오진탁 한림대 철학과 교수는 "평소 죽음을 준비해 갑작스레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편안히 맞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죽음을 생각해 봄으로써 현재의 삶을 더 충실하게 살 수 있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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