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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BS의 취재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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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BS의 취재 독점

입력
2007.01.0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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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0시가 다가오면서 서울 종로2가 보신각 주변은 새해 첫 희망의 종소리를 들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기자도 제야의 종 타종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보신각으로 향했다. 인파를 뚫고 보신각 앞에 이르자 건장한 청년들이 막아 섰다. 행사 생중계를 맡은 KBS가 고용한 사설 경호원들이었다.

이들은 기자의 신분을 확인한 후에도 “KBS를 제외한 모든 기자의 출입을 막으라”는 ‘위’의 지시를 따를 뿐이라며 막무가내였다. 다른 기자들도 취재를 못하기는 마찬가지. 몇몇 방송 카메라 기자들이 종각에 오르려 하자 어디에선가 “카메라 막아!”라는 외침과 함께 경호원들이 막아 섰다고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전했다. 주최측인 서울시가 발급한 취재비표는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대부분의 신문이 타종식 사진을 싣지 못했고 KBS는 중계권 독점을 넘어 국가적 잔치를 독점했다.

전국적인 생방송인 만큼 더더욱 불의의 사고를 막으려는 KBS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든 언론사가 이를 취재 보도할 권리가 있으며 국민들 또한 KBS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행사를 지켜 볼 권리가 있다는 점이다.

생방송이라는 이유로 타 언론사 취재까지 제한하며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참다운 모습이 아니다. 진행을 KBS에 넘겼다는 핑계로 뒷짐진 서울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다시 인파를 헤치며 현장에서 철수하는 동안 종소리가 울렸다. 제야의 종 타종식은 1946년부터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진행되어 온 국민적 행사이며 축제다. 제야의 종 타종 사진이 빠진 새해 첫 한국일보를 받아 볼 독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없이 착잡해졌다.

박서강 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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