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여야 새해맞이 "기죽지 말자" "정권탈환" 출사표

우리당 단배식 썰렁… 한나라는 성황盧대통령, 총리 세배받고 영화 관람

정해년(丁亥年) 첫 날인 1일 여야는 각각 단배식을 갖고 올 연말 대선 승리를 위한 굳은 결의를 다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아침 한명숙 총리내외,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부부들에게 세배를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이 총리로부터 세배를 받은 것은 취임 후 처음. 이어 청와대 수석 부부들과 함께 서울 소공동 한 극장에서 배창호 감독이 감독ㆍ주연한 독립영화 ‘길’을 관람했다. 영화 내용이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나 윤태영 대변인은 “독립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던 차에 참모들의 권유로 영화관을 찾았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노 대통령은 오전 변양균 정책실장을 열린우리당 당사로 보내 김근태 의장에게 난을 전했다. 한나라당에는 변 비서실장이 2일 방문할 예정. 또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의 자택으로 보내 난과 함께 새해인사를 전했다.

낮은 지지도에 허덕이는 열린 우리당은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가자”며 정권 재창출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아침 영등포 당사에서 사무처 직원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단배식에는 129명의 현역의원 중 당직을 맡고 있는 20여명만이 모습을 보여 다소 썰렁했다.

김 의장은 “역대 모든 대선에서 한 번도 우리가 미리 앞서본 적이 없다”면서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격려했다. “국화꽃 피는 가을이 오면 우리가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12월에 우리 희망이 국민의 희망임을 확인할 것” (김한길 원내대표), “민주ㆍ개혁ㆍ평화ㆍ미래세력의 대통합을 이루는 새로운 정치의 틀을 쑥떡 낳게 될 것”(원혜영 사무총장) 등의 다짐도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강재섭 대표와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4명이 모두 함께 남산에 오르며 정권 교체의 숙원 달성을 결의했다. 남산 타워 앞 광장에서 열린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현역의원 50여명을 포함해 300여명의 당직자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강 대표는 “무능정권 타도를 위해 우리의 나아갈 길을 시작하겠다”면서 “공명정대하게 경선을 관리하고 온몸으로 후보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 역시 “대선승리를 반드시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장상 대표는 단배식에서 “민주당이 정계 개편의 중심이 돼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자”고 다짐했다. 또 민주노동당도 단배식에서 “진보진영의 대단결을 이뤄내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 승리를 일궈 내자”며 의지를 다졌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공동대표도 단배식에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큰 뜻을 모으자”고 도약을 강조했다.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