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장미(열정) 朴백합(성스러움) 高국화(경륜) 李호랑이(추진력) 朴양(단아함) 高소(우직함)
꽃 중에선 ‘이명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장미라는 사람이 많았다. 응답자의 10.8%가 그와 어울리는 꽃으로 장미를 골랐다. 이 조사에선 장미 국화 동백 개나리 매화 난초 진달래 코스모스 백합 민들레가 보기로 제시됐다.
장미는 열정과 에너지, 뜨거운 사랑을 의미한다. 이 전 시장이 이미지 조사에서 추진력이 강하고 활동적으로 비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5명 중 1명이 백합(20.9%)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백합은 교회에서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길 만큼 성스러움과 순결의 상징이다. 그가 대선 주자 중 유일한 여성인데다 그의 안정과 조화의 이미지가 많이 투영된 때문으로 여겨진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선 국화(12.8%)와 난초(10.7%)를 고르는 사람이 많았다. 오랜 기간 관료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경륜과 깨끗한 이미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울고’(서정주 국화 옆에서), ‘깨끗함을 즐겨 하여 미진(微塵)도 가까이하지 않고 우로(雨露)를 받아 사는’(이병기 난초) 이라는 구절도 있어 공교롭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근태 의장은 모두 개나리와 어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나리는 지천에 널려있어 평범하다. 이를 뒤집어 보면 꽃에 관한한 이들이 분명한 연상작용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개나리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잘 살아가는 강인함을 갖고 있다. 또 꽃말은 ‘희망’인데, 이들에게 희망은 지금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올 대선에선 용맹한 호랑이가 이길까, 아니면 묵묵히 밭을 가는 소가 역전을 이뤄낼까.
대선주자에게서 연상되는 12간지 동물을 물은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호랑이, 고건 전 총리는 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전 시장이 강함을 상징하는 호랑이에 비견된 것은 이미지 조사에서 나타난 그의 추진력 이미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 현대건설 신화와 서울시장 재임시 청계천 복원공사에서 보여준 추진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그의 높은 지지율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5.8%가 평화로움과 온순함을 상징하는 양을 떠올렸다. 여성인데다 단아한 이미지 때문인 듯 하다. 여기엔 고 육영수 여사의 국모 이미지도 일부 투영됐다는 평가다.
고 전 총리는 16.1%가 소를 선택했다. 평생 공직에 몸담은 그가 묵묵히 일하는 소를 연상시켰음 직하다. 소는 고집 센 측면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실패한 인사' 공방을 벌인 것은 한번 화가 나면 공격도 불사하는 소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소(10.5%)가 많았다. 지지율에 개의치 않고 '민생 대장정'을 계속한 우직함 때문으로 보인다. 말(7.2%)도 있었다.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전국을 돌던 그를 떠올렸을 것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다양한 동물로 대답이 나눠진 가운데 원숭이(7.6%)가 비교적 많았다. 재기발랄하며 활동적인 인상이 작용한 듯 하다.
김근태 의장 역시 뚜렷한 1등 동물이 없는 가운데 약자와 영리한 이미지를 동시에 함축하는 쥐(8.4%)가 눈에 띄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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