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미래에셋증권은 독특한 존재다.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증권사들이 명멸하는 혼란기에서 태어나 7년 만에 보란 듯이 업계 대표주자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신생기업이 성장하기가 어려워진 척박해진 환경에서 이뤄낸 성과다. 유난히 최초라는 수식어를 많이 달고 다니는 것도 미래에셋증권이다. 그리고 이 같은 7년 간의 행보 중심에는 언제나 최고경영자(CEO)인 최현만 대표이사 사장이 있었다.
동원증권 출신인 최 사장은 미래에셋의 창립멤버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1999년 12월 미래에셋증권 설립 때부터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통 증권맨이다. 주요 증권사들 중 가장 오랜 기간 CEO로 재임하고 있다. 증권업 경력이 17년이니 이제 웬만한 일은 책상에 앉아서도 내다볼 수 있겠지만 최 사장은 아직도 매일 현장을 돌아다니며 점검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미래에셋증권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했다. 2004년 3월에 내놓은 ‘적립형 3억만들기 펀드’는 국내 장기투자 및 간접투자 문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공헌했고, 뮤추얼펀드, 해외펀드, 부동산펀드,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 변액보험 등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고객 지향적인 투자문화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위주 영업에서 탈피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최 사장은 설립 당시부터 위탁매매 의존 대신 종합자산관리회사로 성장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위탁수수료로 먹고살기보다는 고객 돈을 불려주는 일이 최우선이라는 다짐이었다. 실제로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위탁매매 수익비중은 전체의 약 30% 정도에 불과하다. 60%에 달하는 증권사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따라 올해 증시의 부진과 거래대금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4~9월) 순이익이 49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 늘어나는 성과를 이뤘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또 하나의 일을 해냈다. 설립 6년 여 만인 올해 2월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한 것이다.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냈다. 현재 시가총액은 증권사 중 4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사업부제를 도입해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각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유도해 회사의 장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 최현만(崔鉉萬) 프로필
1961년 전남 강진 출생
1990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9년 동원증권 입사
1997년 미래에셋 창업멤버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999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
19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현)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간전자상거래 자문위원회 위원장(현)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