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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신년특집/월 스트리트 3인의 새해 경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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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신년특집/월 스트리트 3인의 새해 경제 전망

입력
2007.01.0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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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세계와 아시아, 한국의 경제 및 시장 전망을 월스트리트에서 이코노미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으로 활동 중인 3명의 인터뷰로 짚어본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는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아시아와 한국의 거시경제에 대해서는 손성원 LA한미은행장이 각각 전망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국제 포트폴리오 투자 흐름은 데이비드 전 아틀라스캐피탈 대표가 분석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

“수출 둔화 불구 아시아 경기 제한적 조정에 그칠 것”

“올 상반기까지 달러 3~5% 추가 하락”

올해 세계 경제는 상반기에 성장이 다소 둔화했다가 하반기부터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티븐 로치(사진) 미 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미국의 소비 증가세 둔화와 중국의 과잉투자 조절책 등이 올해 세계 경기둔화를 이끌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양상은 제한적(marginal slowdown)일 것”이라고 소프트랜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로치는 이 같은 맥락에서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전체 국내총생산(GDP) 기준 4.3%로 예측했다. 그는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잠정 성장률 5.0% 보다는 낮지만, 지난 45년간 세계 평균 성장률 3.7% 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로치는 미국 경기 둔화의 영향이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둔화로 이어지는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의 여파가 향후 6개월 정도 더 갈 것”이라며 “이는 대미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수출 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로치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수출 및 설비투자 조정책도 중국과 국제적 분업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경기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중국의 설비투자는 최근년간 연간 30% 내외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15% 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한국 수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달러 약세에 대해 로치는 “내년 상반기까지 3~5%의 추가적인 달러 하락이 예상된다”며 “특히 유럽 통화 보다는 아시아 통화, 그 중에서도 엔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이 클 것”이라고 말해 아시아권의 교역조건이 당분간 더 악화할 것으로 보았다.

이밖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포함해 올해 국제 금리는 대체로 하향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고, 국제 유가 역시 하향 안정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로치는 한국 경제에 관해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아시아 증시는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탈 것”이라며 “올해 예정된 대통령 선거나 북한 핵문제의 안정 여부는 한국의 국가 리스크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성원 LA한미은행장

“한국 경제, 내수 투자 부진으로 4% 성장에 그칠 것”

“달러 850원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

올해 한국 경제는 견조한 수출에도 불구하고 내수소비, 설비 및 건설투자 등이 부진해 성장률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꼽히기도 한 손성원(사진) LA한미은행장은 “특히 원.달러 환율은 일단 900원대가 깨지면 급격한 속도로 떨어질 수도 있어 수출 채산성, 특히 중소기업 경영에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손 행장은 이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일반적 기대치를 밑도는 4%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손 행장은 “일단 국민총소득(GNI)이 1.5% 정도 밖에 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내수소비 상승이 제한적일 테고, 중소기업 채산성 악화 등에 따른 고용부진, 설비 및 건설투자 정체 등을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인 전망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은 비교적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일단 미국 경제가 소프트랜딩(soft landing)해 지난해와 비슷한 3% 정도 성장이 가능한데다, 중국도 올림픽 영향 등을 감안할 때 9~10%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쨌든 한국 수출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 행장은 국제금리나 유가 등은 비교적 안정세를 탈 것으로 본 반면, 원.달러 환율 변동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심리적 장벽을 감안할 때 900선이 깨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900선이 깨지면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순식간에 850선까지도 갈 수 있다”며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은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가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변동을 제어하겠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원화 강세를 기업효율을 높이는 장기 구조개혁의 모멘텀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상되는 한국 경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는 북한 핵문제를 가장 주목했다. 손 행장은 “해외 투자자들은 북한 문제가 점차 악화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도 변수이긴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이 썩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정부 교체의 희망은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경기 사이클로 봐도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봤다. 손 행장은 “반도체의 경우 국제적으로 너도 나도 공장을 많이 지어서 이미 공급과잉 사이클로 접어든 듯한 느낌이며, 철강도 과거엔 중국이 수입했으나 이젠 수출할 정도로 공급이 많아졌다”면서 “이런 상황이 가격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 행장은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내년도 종합주가지수는 1,500선 정도에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데이비드 전 아틀라스캐피탈 대표

“한국 저평가 종목 여전히 매력”

“국내 기업도 세계적 M&A 나서야”

아시아증시는 새해도 국제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에게 가장 주목 받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에는 중국과 인도에 지나치게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에 올해는 일본이나 한국 등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 대비 저평가된 시장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 거점을 둔 헤지펀드로 한국과 아시아에 집중 투자하는 아틀라스캐피탈(Atlas Capital)의 데이비드 전(사진) 대표는 “아시아에 대한 국제 포트폴리오 투자는 유동성과 모멘텀에 따랐던 지난해와 달리,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가격) 요소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거시경제 흐름과는 별개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확대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국제 투자자로서 한국 증시를 볼 때, 가장 주목되는 변수는 역시 환율”이라면서 “달러 하락세는 올해도 지속돼 엔이나 유로 대비 지난 연말 보다 15~2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달러 하락의 폭 보다 중요한 것이 하락의 속도”라며 “한국으로서는 달러 하락이 큰 폭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까지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움직임에 대해서는 “1996년에도 이미 800원대를 경험하지 않았냐”며 “이젠 환율 목표치를 정해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 보다는 외환 배출 관련 규제를 더 완화하거나, 환율 변동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장 환율에 경제가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올해 한국 경제의 리스크와 관련해 그는 ‘성장잠재력을 밑도는 성장’을 꼽았다. 그는 “북핵이나 대선 등의 변수는 이미 노출 된 것”이라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4.5%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 6%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국제 증시 투자자들은 이런 변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 대표는 “이제 제품 실력으로만 경쟁하는 시대가 지났다”며 “올해엔 한국 기업도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기업간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 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는 곧 한국 기업이 국제적 파이낸스를 이용하게 되는 것을 말하며,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다지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틀라스캐피털의 한국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우린 여전히 한국이 투자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저평가된 기업을 중심으로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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