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 치러지는 17대 대선에서는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한민국호가 어느 쪽으로 항해할 지도 판가름 난다. 개혁ㆍ진보를 기치로 내건 세력이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할 지, 아니면 보수세력 중심의 야당이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룰 지가 결정된다. 이념과 지역, 세대 등으로 갈려있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여야 정당 간의 한판 승부는 우리 정치사에 획을 긋는 중대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대선 감상법에서 최우선 관심 포인트는 대선 경쟁 구도이다. 일단 이번 대선에서도 여야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1987년 대선은 ‘1노 3김’의 3강 1중, 92년과 97년에는 각각 YS-DJ-정주영 후보와 DJ-이회창-이인제 후보의 2강1중 구도였다. 2002년에는 노무현-이회창_정몽준 후보 등 3자구도로 진행되다가 막판에 노무현ㆍ정몽준 후보 단일화에 따라 양강 대결로 압축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여야 어느 한쪽이 분열될 수도 있고, 양당의 주변부가 모여 제3세력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범여권 단일 후보와 제1야당 후보 간의 양자구도가 될 지, 제3의 후보가 나올 지, 여야에서 분리된 후보들의 난립으로 다자 경쟁구도로 흐를 지 점치기 어렵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극단적으로 대비되던 2002년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정치 노선ㆍ이념 간 대결이 가열될 전망이다. 하지만 개혁을 기치로 내건 참여정부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진보ㆍ개혁 진영이 주춤하고 중도층이 넓어졌다. 보수 진영은 두 번의 대선 패배와 현 정부의 실정으로 인해 더욱 결집돼 있는 상태다.
영ㆍ호남 지역대결 구도는 이번 대선까지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야 정당 모두에게 덧씌워져 있는 지역색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대 반(反) 한나라당 후보 간의 동서대결 재연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이념적으론 중도층, 지역적으로는 충청권의 향배가 또다시 대선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 대선 1년 전 지지율 1위 후보가 최종 승자가 돼 미소를 지을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1992년에는 김영삼 후보가 초반의 대세론을 끝까지 유지하며 당선됐지만, 1997년과 2002년에는 연초에 지지율 1위였던 박찬종, 이회창 후보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성장과 부동산 대책, 일자리 창출 등을 비롯한 경제 문제와 교육, 국민 통합, 사회복지, 남북관계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찬욱 서울대 교수는 “통일, 개혁, 과거사 정리 등의 거대 담론보다는 교육, 주택, 자녀 양육 등 일상 생활의 고민 거리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가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을 묻는 질문에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36.1%), ‘빈부격차와 복지증진’(27.4%), ‘사회갈등 해소와 국민통합’(22.4%) 등의 답변이 많았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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