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한 공부에만 매달리지 말고 세상을 보는 안목과 통찰력을 길러라.”
서울대 유명 교수 8명이 제자들에게 신년 덕담과 함께 따끔한 충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들은 31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서울대 교수들이 청년에게 주는 새해 희망의 메시지’에서 학생들이 취업과 돈벌이에 도움이 될만한 얄팍한 공부에만 매달려 넓은 시각과 진지한 학문적 자세를 잃어가는 걸 경계했다.
진보적 법학자로 평가 받는 조국 법대 교수는 “안정적 지위 보장이라는 유혹에 눈 멀지 말고 새로운 장을 여는 일에 뛰어들라”며 “가슴과 몸이 뜨겁고 정신과 영혼은 자유로워야 할 청년 시절을 세상을 다 안다는 듯 뒷짐을 지고 보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가석학 10인’으로 선정된 이형목 천문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안정된 생활을 위해 현실성 있는 공부를 요구해도 용기를 갖고 자신이 하고 싶은 기초 학문에 도전해 보기 바란다”고 권유했다. 이현숙 생명과학부 교수는 “진정한 엘리트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은 여러분이 쉬운 길보다 의미 있는 가시밭길을 택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충실한 삶과 겸손함도 강조했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서울대 학생에게 주어진 우월한 위치는 개인의 특권이 아니라 짊어져야 할 의무”라며 “어려운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함으로써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헌신해달라”고 부탁했다. 주경철 서양사학과 교수는 “덕성스럽지 않고 재주만 많은 학생들을 볼 때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예부터 ‘재승덕(才勝德)’이라고 불리며 가장 수준 낮은 인간으로 취급 받았다”며 “실력뿐 아니라 인간미를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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