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돼지 사육 농부 2명이 원인 모를 병원균에 감염돼 감기 증세를 보이다 급성 폐렴으로 잇따라 숨지자 홍콩 보건 당국이 조사를 시작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기침 등 감기증세를 보이다 폐렴 등으로 발전하는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출현한 뒤 2002년 홍콩과 중국 등으로 급속히 퍼진 것에 비춰 주목할 만하다.
홍콩 보건 당국에 따르면 성이 ‘신’인 홍콩 농부(44)가 감기 증세로 발병한지 6일만인 지난달 13일 홍콩 북부 병원에서 숨졌다. 사인은 급성 폐렴이었다. 신씨는 지난달 광둥(廣東)성 동관을 방문했고, 이번 달 초 폐 관련 질환으로 홍콩 엘리자베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동료 돼지 농부를 찾은 적이 있다.
신씨의 사망은 6월 ‘홍콩 얜 차이’ 병원에서 사망한 돼지 사육 농부 입퀑킹(65)씨가 폐렴 증세로 숨진 뒤어서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당시 입씨는 감기 증세로 치료를 받다가 입원 1주일 만에 숨졌다. 입의 부인은 남편이 발병하기 전 광동성 선전시를 3~4차례 방문했다고 전했다.
초기 조사에서 사망한 두 농부는 인플루엔자 및 돼지 박테리아 ‘스트렙토코쿠스 스위스’에 대해 음성반응을 나타냈다. 홍콩 보건당국자는 “두 농부의 질병을 일으킨 바이러스나 세균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두 농부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돼지폐렴이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염병 전문가인 로윙록 박사는 “돼지폐렴이 인간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하지만 사스가 동물로부터 왔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콩 당국은 신씨가 일하던 돼지 농장을 방문,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6개월간 폐렴 증세를 앓았던 돼지 사육 농부가 있다면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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