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노무현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간 회동을 계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내년 기업경영의 아이콘으로 다시 한번 부각될 전망이다.
30대 기업은 내년 상생경영에 금년보다 36% 늘어난 총 1조9,468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4대 그룹은 △삼성은 '협력사 경쟁력제고' △LG는 '저출산 해결과 여성인력 활용' △현대차는 '수출을 통한 고용창출' △SK는 '협력사와 동반자관계 구축' 등 개별 그룹마다 나름대로의 상생 테마를 선정, 본격적인 세부실천 방안마련에 나섰다.
# 4大그룹 세부방안 마련
●삼성
이건희 회장의 '동반성장론'을 바탕으로 협력사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이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하는데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체 해결하기가 벅찰 수 있다"며 "이런 점을 정부와 대기업이 합심해서 도와주면 대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국가 경쟁력도 더 튼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삼성은 인력 양성, 마케팅, 기술개발 등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방법을 찾아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향후 2년간 6,000여억원을 중소협력사에 밀어주는 것을 비롯해, 현재 각 계열사마다 협력업체 지원방안을 수립중이다.
●LG
국가적 과제로 등장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인력의 사회활동 참여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사내외 보육시설 건립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가 평택사업장에 이어 구미사업장과 창원사업장에도 사내 보육시설을 세우는 것을 비롯, LG복지재단을 통해 영ㆍ유아 보육시설을 건립한 뒤 지방자치단체에 기증하는 사업도 새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구본무 LG 회장은 "사내 보육시설은 협력사의 여성인력도 사용토록 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 극복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2일 개원한 90평 규모의 평택사업장 보육시설은 협력업체 여직원의 1~4세 영ㆍ유아에게도 개방됐다.
●현대ㆍ기아차
수출산업의 첨병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과 고용창출에 이바지한다는 각오다.
현대ㆍ기아차는 먼저 협력업체에 최신 설비 100여대를 지원하고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대금 현금지급을 확대, 2,3차 협력업체에게까지 확대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협력업체들의 원자재 구매, R&D, 설비투자 등에 대해 2조5,000억원을 지원하고, 421개사 1,200억원 상당의 물품을 공동 구매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협력업체의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올해 2만8,000여명이던 교육 인원을 내년에는 3만4,000여명까지 대폭 확대실시할 예정이다.
●SK
"중소기업 지원이 물고기를 잡아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데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지론. 이를 위해 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와의 성과 공유제를 확대하고, 협력업체 교육 등도 강화키로 했다.
또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 등도 적극 추진한다. 이미 SK는 올해 글로벌 해외 공동 진출로 1,600여억원의 매출을 증대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협력업체 네트워크론을 통한 협력업체 자금 지원 규모는 7,603억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지원확대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상생 체감도는 아직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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