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파견 명령을 받은 미 육군 소속 예비군이 “이라크에는 가기 싫다”며 무장을 한 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결국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미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8세인 제임스 딘은 성탄절인 25일 밤 메릴랜드주 레너드타운의 아버지 집에서 여러 가지 총기류로 무장한 뒤 누구든 집으로 들어오면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대치를 시작했다.
딘의 가족들에 따르면 딘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 18개월을 복무하고 귀국했으나 최근 다시 이라크전에 파견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매우 낙담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딘은 아버지 집에서 대치하던 경찰들에게 처음에는 자살하겠다고 말하다가 나중에 “집에 접근하면 발포하겠다”며 경찰에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의 사격으로 경찰이 타고 있던 차량이 손상을 입기도 했으나 경찰관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는 경찰과 14시간 동안 대치하던 끝에 26일 정오께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할 준비를 하자 현관 앞까지 나와 경찰관들에게 사격을 가하기 위해 조준하다가 응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사건 당시 딘의 아버지는 집에 없었다.
옆집에 사는 완다 매튜스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딘은 이라크에 가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었다”면서 “그는 이미 전쟁터에 갔다 왔기 때문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딘의 심정을 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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