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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파 홍콩·대만·中 사이버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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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파 홍콩·대만·中 사이버 대란

입력
2006.12.2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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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이 사라진 현실은 어떠할까. 사이버대란을 겪고 있는 홍콩과 중국, 대만이 그런 현실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홍콩이 26일 대만 남부 강진에 따른 해저 케이블 손상으로 인터넷, 국제전화 등 통신 장애를 겪자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8일 “우리가 인터넷 없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피해가 컸던 홍콩 대만 중국 등에서는 28일 국제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재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절된 해저케이블을 완전 복구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통신 불편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는 이날 전화망이 일부 뚫리고 인터넷 접속이 개선되면서, 외환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홍콩에서도 오후부터 대만과의 국제전화 등 장거리 전화와 로밍서비스가 부분적으로 재개됐다. 하지만 이메일, 메신저, 온라인 쇼핑, 인터넷 주식거래, 게임 등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워져 사람들이 통신 대신 거리에서 이리저리 뛰며 발품을 파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홍콩 당국자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피해는 헤아릴 수도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막대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금융허브’ 홍콩은 은행간 자금결제 국제금융전산망(SWIFT)이 작동하지 않아 구식 텔렉스나 수기를 이용하는 등 ‘석기 시대’로 돌아갔다.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가급적 거래를 최소화했고, 거래 지연과 불능에 따른 손실도 막대하다. 이런 사태가 장기화하면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만 최대의 통신업체인 청화텔레콤은 “손상된 케이블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선박을 불러와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2~3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리 선박은 다음달 2일에야 지진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홍콩 언론들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끊어진 해저케이블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3주 정도 가량 소요돼 이 같은 생활의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취(易趣)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큰 손해를 입었고, 미국 대학 등록 마감시기인 이달 말을 앞두고 미국 유학 준비생들은 미국 대학 홈페이지가 접속되지 않아 발을 굴렀다. 중국 내에 서버가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N 메신저를 이용하는 1,500만명의 네티즌은 이틀째 메신저 접속을 하지 못했다.

홍콩과 대만 통신업체들은 과부하 상태인 임시 통신망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하지 않은 국제전화나 해외인터넷 접속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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