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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인 의사 4년동안 2번이나 응급환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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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인 의사 4년동안 2번이나 응급환자 구조

입력
2006.12.2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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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인 의사가 국내 항공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2차례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2일 오전 6시40분께 베트남 호찌민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던 대한항공 KE682편에서 외국인 여자 어린이(10)가 갑자기 알레르기 발작을 일으켰다. 출발 전에 새우볶음밥을 먹은 게 화근이었다. 이 어린이는 피부가 가렵고 따끔거린다며 괴로운 표정으로 온몸을 뒤척였고, 승무원은 기내방송을 통해 탑승객 중에 의사가 있으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미국인 의사 폴 킬고어(43)씨가 달려왔다. 그는 환자의 상태를 살핀 뒤 기내 응급키트 안에 비치돼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먹여 위기를 넘겼다. 1시간 후 항공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도 킬고어씨는 이 어린이의 곁을 지켰다.

킬고어씨는 2002년 10월에도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으로 가는 대한항공 KE038편에 탔다가 기내에서 저혈압으로 쓰러진 한국인 환자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기내 의료장비와 산소통을 이용해 목숨을 구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 승객의 도움으로 운항 중 발생한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구조한 경우는 330여건으로 하루에 1명꼴”이라며 “그동안 한국인 의사가 응급환자를 2번 이상 치료해 준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외국인이 도움을 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킬고어씨에게 이종희 사장의 명의로 감사편지와 소정의 사은품을 줄 방침이다.

킬고어씨는 “비행기를 특별히 많이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이 두 번이나 생겨 나 자신도 무척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의사로서 앞으로도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발벗고 나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미시간대 출신으로 미국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하다 1999년 한국에 온 킬고어씨는 개발도상국 아동과 빈민들의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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