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양국간 역사 인식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발족한 중일 공동 역사연구위원회가 27일 이틀간의 첫 회의를 마치고 베이징(北京)에서 폐막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회의의 최대 성과로 일본 역사학자들이 난징(南京) 대학살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신문망은 “일본 학자들은 대다수 일본인이 난징대학살의 비극을 알고 있으나 피해 정도 및 규모에 대해 중국측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26일 개막식에서 중국측 수석 위원인 부핑(步平)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소장은 역사문제가 양국은 물론 동아시아 국가 관계의 중요 장애라며 “공동의 역사인식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공동 확인을 토대로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측 수석 위원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도쿄(東京)대 교수는 “양국 학자들은 공동 역사연구를 통해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양국 간의 이해와 상호신뢰를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일 양국 역사학자 10명 씩으로 구성된 공동위는 양국 수교 30주년인 2008년까지 매년 2차례 회의를 열어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공동위가 역사 해석의 차이를 줄이는 역할보다는 양국 역사분쟁의 완충장치라는 정치적 기능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일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한일 역사 공동연구위’가 2005년 발표한 보고서가 한일 양국의 역사 해석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주장을 나열했던 것에 비춰본다면 중일 공동위가 난징대학살의 규모, 일본의 중국 침략 등을 둘러싼 첨예한 해석차이를 해소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번 중일 공동위 회의는 10월 중국을 방문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공동위 구성에 합의해 성사됐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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