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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인 후보 인간적 면모 엿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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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인 후보 인간적 면모 엿보니…

입력
2006.12.2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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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노력의 결과는 어느 날 행운처럼 다가옵니다.”

우리나라 첫 우주인 후보들은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지 않았다. 자신이 후보로 선정된 이유는 그저 인생의 매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이소연(28·여ㆍ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씨는 28일 “과학고를 가고 태권도를 배우고 조깅을 하며 체력을 키운 게 모두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게 모두 도움이 됐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런 운이 따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씨 역시 “30년 인생의 경험이 우주인으로서 요구하는 능력과 맞아떨어졌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복싱과 고산 등반 등 운동을 좋아했던 것이 체력을 키웠다”며 “러시아 문화에 대한 적응도 2년간 카투사로 군에 복무하며 다른 문화를 접한 경험이 있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언제나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면 기회는 한 두 번 온다”며 이씨와 똑 같은 말도 했다.

두 후보는 6명의 최종 후보 중 이진영(36) 공군 소령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았다. 고씨는 “인격적으로나 능력으로나 이 소령이 가장 훌륭해 내 기준으로 선발했다면 이 소령이 뽑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도 “단지 조종사여서가 아니라 그 모습 그대로 우주인이 될 만하다”고 칭찬했다. 고씨와 이씨가 최종 후보로 선정된 데에는 과학실험 성적이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씨는 서울대 수학과 동기인 여자친구 덕분에 우주인 지원에 응했다고 했다. 아마추어 천문대 활동을 하는 등 우주에 관심이 많은 여자친구와 함께 선발과정을 경험하고 싶어 지원했다. 하지만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과정중인 여자친구는 정작 선발 일정을 맞추지 못했고 고씨만 지원해 최종 후보의 영예를 안았다.

남자친구가 없는 이씨는 “아버지(이길수·57·농협 서광주지점장)처럼 묵묵하고 웬만한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듬직한 남자만 만나면 내일이라도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직장이나 학교 내에서 스타가 됐다. 고씨는 선발 다음날 출근하자 사내에서 동료들이 몰려와 사인을 해달라고 해 하루종일 사인만 했을 정도라고 했다. 이씨도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축하 메일을 받았다. “첫 우주인 후보가 KAIST인이어서 영광이고, 학교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최대한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내년 1월2일 시무식에도 학생으로는 이례적으로 참석하도록 초청 받았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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