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과도정부(TFG)와 에티오피아군이 28일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했다. TGF의 모가디슈 복귀는 이슬람 원리주의 군벌 세력인 이슬람법정연대(UIC)에 수도를 빼앗긴 지 6개월 만이다.
AP통신 등은 에티오피아 군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소말리아 정부군이 이날 모가디슈에 별다른 저항 공격을 받지 않고 진입했고, 모하메드 알리 게디와센 총리 등 TGF 각료들도 속속 수도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게디와센 총리는 모가디슈의 토착 군벌 지도자들과 회동을 가진 뒤 “TGF가 모가디슈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가디슈 남부를 빠져나가는 UIC의 잔류병 3,000여명의 차량 행렬이 목격됐다. TFG측은 UIC의 철수가 시작되자 “정부군이 모가디슈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통제하는 등 이미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UIC는 남부 항구도시 기스마요로 달아났다”고 발표했다. 모가디슈 북부 지역에서는 권력 공백의 틈을 타고 주민들이 약탈과 총격을 자행하는 등 혼란에 빠지기도 했으나, TFG는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치안 확보에 나섰다. 모가디슈의 토착 군벌들도 긴급회동을 갖고 TFG를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셰이크 샤리프 아흐메드 UIC 행정최고 책임자는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TV와의 인터뷰에서 “유혈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모가디슈에서 철수할 것을 전군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UIC의 철수는 예상된 것이었다. 막강한 화력을 갖춘 에티오피아군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이 27일 모가디슈에서 불과 30㎞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 항복을 촉구하자 UIC는 지도부를 해체하고 철수를 결정했다. 모가디슈에 잔류했던 UIC 전사들은 TFG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민가로 숨어 들었고 일부는 지역 토착 군벌 세력으로 전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기스마요로 철수하는 UIC 내 강경파는 이슬람 대 기독교의 전쟁으로 확전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주변국가의 무슬림들을 향해 기독교 에티오피아에 저항하는 ‘성전(聖戰)’에 참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군도 현재 UIC가 집결하는 키스마요로도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은 27일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에티오피아 정부에게 소말리아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군대를 철수시킬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려 했지만 관련국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돼 합의에 실패했다.
BBC방송은 미 백악관이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 내전을 우려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해온 것을 근거로 미국이 에티오피아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UIC가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지만 UIC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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