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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만지진이 일깨워 준 '글로벌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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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만지진이 일깨워 준 '글로벌재앙'

입력
2006.12.2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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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강진이 초래한 '아시아 통신대란'은 글로벌화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가 얼마나 긴밀하게 서로 연결돼 있는가를 일깨워 주었다.

한국과 대만을 잇는 해저 광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로 홍콩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의 전산 업무가 마비되고 통신 인터넷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은행의 전산업무가 전면 중단됐으며 외교부 아시아 공관 업무가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고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천재지변이었다. 지진으로 해저케이블이 끊긴 전례도 거의 없었다. 누구를 탓하거나 시스템 부재를 거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앞으로 유사한 형태의 재난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금융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외에서 발생한 재난이라도 이제는 바로 국내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전산 서버 자체가 홍콩에 있는 바람에 국내 전산업무가 마비된 씨티은행과 HSBC 같은 외국계 은행 사례가 그렇다. 시중 은행들도 아시아 해외지점의 전산망이 끊기거나 통신장애를 겪었다. 국제 비즈니스가 많아 전용회선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피해도 있었다.

따라서 재난관리 시스템도 이제는 국내 사고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해외 재난이 바로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말하자면 재난 관리에도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진뿐 아니라 모든 재난이 그렇다. 국내 통신 금융시스템에 큰 혼란을 초래한 사고에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도 의문이다. KT와 정보통신부가 수습에 나서기는 했지만 국가재난 차원의 비상체제는 가동되지 않았다.

예비 광케이블 확보와 함께, 사고가 났을 때 가동할 수 있는 우회경로를 최대한 구축하는 방안을 국가 기간시설의 안전성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통신과 인터넷 사용이 급팽창하고 있으나 광케이블에 대한 투자는 거의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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