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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드라마를 이끈 작가 7인의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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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드라마를 이끈 작가 7인의 성적표

입력
2006.12.2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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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연기자보다는 스타 작가를 잡아라!’

2006년 방송 드라마 부문에서는 작가의 힘이 유독 강하게 느껴졌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스타 연기자들의 출연료에도 불구하고 작품 성적은 들쑥날쑥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기 작가들은 톱 스타가 있건 없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뒀다. 또 작품성을 기대하는 작가들 역시 시청률과 별개로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2006년을 이끈 드라마 작가 7명의 한 해 성적표를 정리해 보았다.

'굿바이솔로' 노희경, 작가의 자존심을 지키다

“시청률이 낮은 건 내 탓이다.” KBS2 <굿바이솔로> 종영 뒤 노희경 작가는 부진한 시청률을 자책했다. 그러나 현대인의 죄의식과 소통을 통한 용서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룬 <굿바이솔로> 는 올해 방영된 드라마 가운데 메시지의 깊이를 갖춘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MBC 창사특집극 <기적> 도 가장의 죽음을 맞은 한 가정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내 “노희경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환상의 커플' 홍 자매, 전성시대 열다

홍미란ㆍ정은 자매 작가는 지난해 데뷔작 KBS2 <쾌걸춘향> 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더니, 올해 SBS <마이걸> 과 MBC <환상의 커플> 의 연이은 히트로 새로운 ‘작가 브랜드’로 주목 받았다. 특히 주인공 안나(한예슬)가 입에 달고 사는 “꼬라지하고는~”을 유행시킨 <환상의 커플> 은 독특한 캐릭터에 포복절도할 유머와 가슴 치는 멜로의 절묘한 조합으로 트렌디 드라마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다.

'소문난 칠공주' 문영남, 소문난 시청률에 욕할 것도 많다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는 볼 때마다 심심하지 않다. 매회 ‘사건’이 터지기 때문이다. 장모가 사위를 일러 “사위자식 개자식”이라고 욕하기도 하고, 군인인 여주인공이 느닷없이 이라크 파병을 지원하기도 한다. 덕분에 눈길 끌기에는 성공했지만, 그만큼 <소문난 칠공주> 는 많은 비난도 받았다.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를 쓰는 것도 재능이지만, KBS <정 때문에> 시절처럼 따뜻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보고 싶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연개소문' 이환경, 정통 사극의 길을 잃다

총 400억원이 넘는 제작비에, 묵직한 필력을 자랑하는 이환경 작가가 집필하는 SBS <연개소문> 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정통 사극을 표방했음에도 신통력으로 전쟁의 승패가 뒤바뀌고, 연개소문보다 김유신과 수양제가 더 부각되는 등 부실한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었다. 앞으로 유동근이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될 연개소문의 활약상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작가 명예 회복의 관건이 될 듯하다.

'사랑과 야망' 김수현, 대가의 힘은 여전했다

김수현 작가가 20년전 자신의 히트작을 리메이크한 SBS <사랑과 야망> 은 방송 초반 ‘재탕’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두 형제에게 초점을 맞춘 원작과 달리 이번에는 미자(한고은)를 비롯한 그 시대 여성들의 삶을 중심에 둬 새로운 해석을 보여줬다. 특히 미자가 술을 마시고 우는 것으로 마무리한 엔딩은 원작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들었다. 거기에 시청률도 좋았으니 ‘역시 김수현’이란 말이 나올 만했다.

'주몽' 최완규, 대중성은 최고, 그러나…

40%대의 시청률. 이것만으로도 MBC <주몽> 의 최완규 작가의 대중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주몽> 은 본류인 고구려 건국은 뒷전인 채 반복되는 등장인물들의 납치와 탈출, 허술한 전쟁 묘사 등으로 ‘납치사극’이니 ‘시트콤사극’이니 하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들었다. 이 때문에 작가가 대중성과 별개로 무게 있는 대하사극을 끌어갈 역량을 갖췄는지에 대해 아직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남은 20회 동안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늘이시여' 임성한, 엽기 드라마에 하늘도 놀라다

어머니가 자신의 친딸과 남편의 전처가 낳은 아들을 결혼시키는 엽기적인 설정, 등장인물이 갑자기 죽는 황당한 전개…. SBS <하늘이시여> 에는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엽기적인 것들이 모두 들어 있었다. <소문난 칠공주> 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면 <하늘이시여> 는 ‘욕하기에도 지치는’ 드라마였다. 임성한 작가는 새로 준비한다는 주말 드라마에서 또 얼마나 엽기적인 설정을 들고 나올까. 왠지 기대(?)되면서도 공포스럽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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