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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쪽 난 경주…"한수원 본사 시내에" VS "방폐장 근처가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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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쪽 난 경주…"한수원 본사 시내에" VS "방폐장 근처가 마땅"

입력
2006.12.2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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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전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는 방폐장 근처에 있어야 합니다.”

“경주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당연히 시내에 들어서야만 한다.”

방폐장 유치를 놓고 심각한 지역갈등을 불러일으키며 경주로 결정된 후 이번에는 경주 지역이 둘로 나뉘었다. 한수원 본사를 경주시내로 유치하자는 쪽과 방폐장 부지인근에 들어서야 한다는 쪽이다. 경주시민들이 서명운동과 천막농성을 벌인 데 이어 방폐장 인근 동경주(양북ㆍ양남ㆍ감포) 주민들은 사흘째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방폐장유치 확정에 따른 지역대책위원회 배칠용 집행위원장은 “정부와 한수원은 방폐장 안전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방폐장 인근으로 이전을 약속했고 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 해결하지 않으면 ▦핵폐기장(방폐장) 백지화 ▦신월성원전 건설저지 ▦시장퇴진운동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이전지가 결정된 후에도 후유증이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1만9,000여명의 동경주 주민들은 25일부터 양북면 사무소 유리창을 깨고 승용차와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경운기와 차량으로 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경찰은 24일부터 30개 중대 3,000여명을 배치해 월성원자력발전소등을 경비하는 한편 27일 오전 양남면 월성원전 사택 앞에서 폐타이어를 불태우며 원전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한 김모(38)씨 등 6명을 연행하고 극렬가담자 16명에게도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등 주동자를 엄벌키로 했다.

반대로 경주 내륙지역 26만명은 경주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시내유치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심권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도심위기대책범시민연대 소속 주민들은 한수원 시내권 이전을 요구하며 동천동 경주시청 앞에서 19일부터 천막농성중이다. 이들은 10월부터 경주역앞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집회를 열고, 10만명 시민서명을 받았다.

도심위기범대위 설영희(62ㆍ여) 공동대표는 “한수원이 동경주에 자리잡을 경우 울산서 출퇴근하거나 혼자 내려와 근무하다 귀경해 경주이전효과가 전혀 없다”며 “경주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반드시 교육 문화여건이 좋은 시내로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원 본사는 상근 본사와 유관기관 직원 2,000여명에 그 가족까지 다 이주하면 연간 최소 600억∼700억에 이르는 소비지출로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백상승 시장은 지난해 10월 주민투표운동 당시 “(동경주) 찬성률이 경주 전체 평균을 넘으면 한수원본사를 이전하겠다”며 권한 밖의 약속으로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동경주 주민들은 찬성률이 58.2%로 전체 89.5%에 비해 크게 낮았지만 시장의 ‘약속’으로 20%대였던 동경주 지역 찬성률이 높아진 만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정권을 가진 한수원도 신월성 원전과 방폐장 건설등이 볼모가 돼 경주시와 동경주 지역 주민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며 수차례 연기하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경주=김경엽기자 ms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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