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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솔한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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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솔한 경실련

입력
2006.12.2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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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또 정정 자료를 냈다.

22일 “2000년 이후 공공택지 수도권 민간분양아파트사업에서 택지비를 과다 신고해 모두 1조3,0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며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한 74개 건설업체 중 프리마건설을 빼달라는 요청이었다. 프리마건설은 인천 마전지구 땅값을 부풀려 30억원을 챙긴 것으로 지목됐지만 폭리는커녕 6억원의 적자를 본 성실신고 업체였다.

경실련은 단순 착오에서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런 ‘사고’가 처음이 아니다. 4월5일에는 서울 강남에 사는 고위 공직자 438명의 재산공개 내용을 분석, 1인당 평균 7억원 넘게 신고를 누락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누락신고액 톱10’중 1위를 제외한 모든 순위를 바꿨다. 하나의 부동산 가격을 두 번이나 반영, 재산 중 부동산 비율이 높을수록 누락신고 추정액이 더 늘게 잘못 계산했기 때문이다.

경실련의 잦은 실수에 대해 “이슈에 맞춘 자료를 내 언론과 사회의 주목을 끌려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이슈를 다른 단체보다 선점하기 위해 무리하게 자료를 내다 비슷한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뜻이다.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기치아래 설립된 경실련은 이름에 걸맞게 부동산 투기와 정경유착 등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법을 내놓는 등 우리 사회에 기여한 게 적지 않다. 그러나 주장하려는 큰 방향이 옳다 해도 이처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설익은 자료를 지르듯이 냈다 정정하기를 거듭한다면 공신력이 떨어질 게 뻔하다. 언론의 주목 끌기와 사회적 이슈 만들기보다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불의와 부도덕을 바로잡는데 더욱 힘쓰는 경실련의 모습을 기대한다.

정민승 사회부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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