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연봉이 1억원이라고요, 진짜요?”
‘괴물’ 류현진(19ㆍ한화)은 믿기지 않은지 “정말이냐”고 몇 번을 되물었다. 모교인 인천 동산고에서 훈련하던 류현진은 “날아갈 것만 같다”며 활짝 웃었다.
프로야구 25년 역사상 첫 신인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한 류현진이 연봉에서도 신화를 창조했다. 류현진은 28일 올해 연봉 2,000만원에서 8,000만원 오른 1억원에 한화와 재계약하며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 신기록(400%)을 세웠다. 성적만큼이나 깜짝 놀랄 연봉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연봉이 무려 400%나 오른 류현진은 지난해 삼성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세운 연봉 인상률 최고기록(225%)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프로 2년차에 억대 연봉자가 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국보급 투수’로 불리던 해태 선동열(현 삼성 감독)도 프로 7년차였던 지난 91년에야 억대 연봉자가 됐다.
올해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2차 1번(전체 2위)으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18승(1위)6패 평균자책점 2.23(1위) 204탈삼진(1위)이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 신인 투수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건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 최고의 한해를 보낸 류현진은 신인왕은 물론 최우수선수와 골든글러브까지 싹쓸이했다.
한화 이경재 사장은 “최고의 성적을 거둔 만큼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하다”면서 “류현진처럼 신인왕과 MVP를 독차지할 선수가 앞으로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류현진에게는 억대 연봉도 아깝지 않다는 뜻이다. 이 사장은 “류현진이 독수리 군단의 상징으로 활약했기에 연봉도 상징적인 액수인 1억원을 줬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봉을 받으면 어디에 쓸 거냐고 묻자 “아버지께 드려야죠”라며 씩 웃었다. 아버지 류재천(50)씨는 “현진이가 고생해서 번 돈인데 함부로 쓸 수 있겠냐”면서 “일단 은행에 넣어두고 재테크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2006년을 최고의 한해로 장식한 류현진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과 아시안게임에서 참패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내년에도 연봉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고자 노력하겠다”는 류현진은 “다가오는 새해에는 한국시리즈와 올림픽 예선전(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올해의 실수를 꼭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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