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국軍은 왜 바스라 경찰서를 박살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국軍은 왜 바스라 경찰서를 박살냈나

입력
2006.12.26 23:47
0 0

이라크 주둔 영국군과 이라크 보안군이 25일 새벽 2시 기습작전을 벌여 폭파한 이라크 남부 바스라의 2층짜리 알 자미앗 경찰서는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부터 ‘죽음의 경찰서’ ‘게슈타포(옛 동독의 비밀경찰) 본부’ 등 으스스한 별명으로 불렸던 건물이다.

영국군은 이라크 경찰 7명을 사살하고 127명의 구금자를 석방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바스라 경찰의 강력범죄부서(Serious Crimes Unit)였던 이 경찰서가 그 동안 시아파 무장세력과 내통하고 구금자들을 고문, 임의 처형한 부패 경찰들의 소굴”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격은 수뇌부 체포에 대한 보복으로 구금자들에 대한 무단 처형이 이뤄질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에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구출된 구금자들 중 상당수의 몸에 전기 고문과 담뱃불로 지진 흔적, 총상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알 자미앗 경찰서는 후세인 전 대통령 시절 지역 보안군이 한밤중에 느닷없이 수백명의 사람들을 연행해 가뒀던 수용소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바스라에 주둔한 영국군은 이 수용소를 경찰서로 개조했으나, 경찰들은 지역 범죄 조직과 연계해 청부 살인을 저지르고 정교한 수입 폭탄을 사용해 영국군에 대한 지뢰 매설 공격을 도왔다. 구금자들에 대한 총살, 뇌물 수수, 이란으로부터의 무기 밀수 등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수십명의 이라크인들이 머리 한 가운데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는데, 이 사건에도 이 경찰들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지난해 4월 밀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한 이라크인은 나중에 머리와 손, 다리 등에 전기 고문을 당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목적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작전의 방식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바스라 시의회 의장인 모하메드 알 아바디는 영국군이 이번 공격을 지방 관리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군사 행동 전에 구금자들을 옮기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적이라고 비판했다. 바스라 경찰 지휘관인 알 이브라힘도 “이번 작전은 인권을 무시했다”고 비난한 뒤 “이번 작전의 성과는 사실 이라크 군대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작전 도중 도망친 구금자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중대한 범죄 혐의로 연행된 사람들인데, 최종적으로 구출된 구금자들은 예상보다 50여명이 적었다. 특히 이중 20여명은 바스라에서 폭탄 공격을 감행했던 매우 위험한 범죄자들로 알려졌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