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위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정말 몰랐다. 멀미가 나서 밥을 굶기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고 특별한 여행이었다.”
생애 첫 크루즈 해외 여행길에 올랐던 전북 임실군 덕치초등학교 전교생 37명이 15일간의 ‘2006 Peace&Green Boat 선상환경학교’ 일정을 마치고 26일 돌아왔다. 환경재단과 일본 환경단체가 마련한 이번 행사에서 아이들은 시민단체와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환경파괴 현장을 둘러보았다.
‘아시아의 환경’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는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돌아보며 사라져가는 갯벌과 습지의 보존 필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저어새의 서식지인 일본 후쿠오카(福岡) 와지로 갯벌과 홍콩 마이포 습지를 돌아보고 저어새의 서식지와 그로 인한 폐해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필리핀 수빅만에서는 1992년 미군기지가 철수한 뒤 오염된 도시의 모습을 확인하고 정화를 위한 아시아 지역의 연대 필요성을 절감했으며 베트남에서는 환경 정화캠페인도 펼쳤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일제 강점기에 광부로 끌려와 비참하게 죽어간 우리 조상들의 발자취를 답사한 ‘강제연행의 흔적을 찾아서’ 프로그램 또한 아이들에게 아픈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임경수(12ㆍ6년)군은 “강제로 끌려온 것도 억울했을 텐데 칠흑 같이 어두운 광산 터널 속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감한 조상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개구쟁이들이지만 현지 안내인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고 깨알 같은 글씨로 메모도 하며 진지하게 임했다. 이들은 선상환경학교 입학식에서 “환경은 내 친구입니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환경을 사랑하겠습니다”라는 깜짝 선서로 환경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환경재단 최열 대표는 “이번 환경학교는 미래의 환경운동가를 키워내는 지구상 최초의 선상학교로 기억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후지마루선상=글ㆍ이동렬기자 dylee@hk.co.kr사진ㆍ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