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슈만 서거 150주년에 안익태 탄생 100주년까지 겹쳤던 2006년, 클래식 음악계는 이들을 기념하느라 분주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러시를 이뤘고, 젊은 연주자들의 국제 콩쿠르 수상 소식도 잇따랐다. 공연 수와 매출액, 관객 수도 모두 성장세를 기록해 외적으로 풍성한 한 해였다.
Anniversary
2006년 최고 화두는 모차르트였다. 세종문화회관의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연주회, 피아니스트 허승연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 등 관련 공연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모차르트 최고 해석가로 꼽히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을 지휘해 <레퀴엠> 을 연주했고,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도 모차르트 작품으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 레퀴엠>
모차르트 만큼은 아니었지만 쇼스타코비치와 슈만에 대한 재조명도 활발했다.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므첸스크의 레이디 멕베스> 가 러시아 헬리콘 오페라단에 의해 국내 초연됐고, 부천필은 슈만 교향곡 전곡 연주회를 했다. 금호아트홀은 슈만ㆍ쇼스타코비치 음악회를 열었다. 연주 단체 가운데는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38곡을 1년 동안 모두 연주한 콰르텟엑스가 돋보였다. 므첸스크의>
안익태는 올해 초 악보가 발견된 교향시 <마요르카> 의 국내 초연으로 뜻 깊은 100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동시에 친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마요르카>
오케스트라 빅뱅
빈 필, 뉴욕 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런던 심포니, 상트페테르부르크 필, NHK 교향악단, BBC 심포니 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줄지어 찾아왔다. 예년의 2배가 넘는 규모였다. 특히 공연이 집중된 10월과 11월에는 주말마다 관현악의 향연이 벌어져 클래식 팬들을 즐겁게 했다. 아르농쿠르를 비롯해 앤드류 맨츠, 필립 헤레베헤 등 원전 연주 대가들도 다녀갔다. 하지만 최고 40만원에 이르는 비싼 티켓 값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예프게니 키신
최고 화제 공연은 단연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의 첫 내한 무대였다. 본 공연 2시간에 무려 10곡의 앙코르로 1시간을 더하고, 팬 사인회까지 이어져 공연은 자정을 넘겼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 200여명이 로비 모니터로 연주를 지켜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 공연은 예술의전당 집계 결과 유료 객석 점유율 92.1%(초대권 포함 98%)를 기록, 올해 클래식 음악 공연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페라 중에서는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 가 96%로 가장 높았고,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가 82%였다. 국립오페라단의 <천생연분> 은 창작 오페라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경기지역문예회관연합회가 합동으로 올린 <나비부인> 도 오페라 제작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 나비부인> 천생연분> 라> 마술피리>
정명훈&김선욱
국내 클래식 음악계는 두 사람의 스타로 인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올해부터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을 맡아 전면에 나선 정명훈은 오케스트라의 체질 개선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과를 냈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와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15만명의 관객, 23억원의 수입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10대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세계적 권위의 영국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는 쾌거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