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통수권자와 군 원로 다툼 그만둬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통수권자와 군 원로 다툼 그만둬야

입력
2006.12.26 23:43
0 0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평통 연설과 관련해 군 원로들이 군과 자신들을 모독했다며 발언 취소와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군 원로들이 작전통제권 환수 등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을 죄다 반대한 것을 거칠게 비판한 발언이 한층 거센 반발을 부른 것이다.

시비를 따지기에 앞서 군 통수권자와 군 원로들의 갈등이 헌정 사상 유례없는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볼썽 사납다. 양쪽 모두 지위와 경륜에 걸맞게 자제와 금도를 보이기를 먼저 당부한다.

우리는 대통령이 군 원로를 막말로 비판한 것은 군 통수권자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꾸짖은 바 있다. 오랜 세월 막대한 국방비를 썼는데도 여태 자주 국방능력이 없다면 우리 군은 뭘 했느냐고 반문할 수는 있지만, 군 원로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내뱉는 것은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욕설이다.

전쟁의 사선을 넘으며 조국을 지키고 군을 발전시킨 주역을 모욕했다고 분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통령은 본의가 무엇이었든 원로들의 노여움을 헤아려 위무해야 한다.

그러나 원로들에게도 고언을 할 게 있다. 대통령이 뭐라 험한 말을 하든 국민 다수는 원로들의 우국충정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역대 정부에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를 다룬 원로들까지 일제히 '안보와 동맹을 해치는 이적행위'라는 식으로 반대한 것에 의아해 하는 국민도 있다.

보수 원로들이 정부의 이념성향과 정책에 충정어린 우려를 표명할 수는 있지만, 모든 사안에 반대를 천명하고 이를 관철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본분을 벗어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런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는 신중함이 원로의 덕목일 것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군 복무단축과 관련해 "군에서 몇 년 씩 썩게 하지 말고…"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한 표현이지만 사회 통념과 아주 어긋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신성한 국방의무를 폄하했다는 과장된 비판을 앞세워 무조건적 반대를 되풀이하며 국가 위기까지 외치는 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일 수 있다. 대통령이든 군 원로든 제 자리를 지켜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