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제 상대방 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치고 받는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선공은 이 전 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가했다. 정 의원은 24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대선에 관한 몇 가지 고정관념’이란 제목의 글을 띄워 “대선 주자가 움직일 때마다 의원들을 대거 동행시켜 세를 과시한다던가, 의원들이 캠프에 모여 핵심 참모역할을 하는 것 등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박 전 대표가 움직일 때는 의원들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이 전 시장에게는 수행하는 의원이 없지만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두 배 가량 높다”며 박 전 대표측 신경을 건드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 의원 수가 많아서 당선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 진영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25일 출입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응전했다. 그는 “정 의원의 잇단 박 전 대표 관련 비난에 당혹스럽다”며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앞서기 때문에 훨씬 여유로운 입장인데도 함께 했던 당의 전 대표에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측근은 “정 의원의 글을 보고 우리도 강하게 반격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일단은 점잖게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정 의원은 “더는 할말이 없다”며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공방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도 한동안 잠잠하던 양측 지지자들간 비난전이 다시 고개를 들어 양 진영간 감정의 골이 날로 깊어가는 양상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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