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넥타이가 잘 어울리시네요.” 회사원 K씨는 휴대폰을 받자마자 전화기에 대고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휴대폰에 상대방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서 K씨는 전화를 걸기 전에도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새해 들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휴대폰 영상통화 서비스가 전국에서 개시되면 벌어질 새로운 풍속도다. 현재 SK텔레콤과 KTF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를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고, LG텔레콤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2000 1x EV-DO(Evolution Data Only) 리비전A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작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HSDPA와 리비전A 서비스는 영상통화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당연히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는 HSDPA용 휴대폰이 필요하다.
영상통화의 경우 통화 절차가 기존 휴대폰과 약간 다르다.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HSDPA 서비스의 경우 상대방 전화번호를 누르면 발신음이 울리기 전에 화면 하단에 영상통화와 음성통화를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나타난다.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통화하고 싶으면 영상통화를, 단순히 음성만 주고받기를 원하면 음성통화를 선택하면 된다.
영상통화를 선택한 경우 상대방 휴대폰에도 영상통화를 원하는 지 묻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따라서 상대방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얼굴을 볼 수 있으므로 원치 않는 경우에도 반드시 얼굴을 보며 통화해야 하는 괴로움을 피할 수 있다. 쌍방이 동의한 경우 휴대폰 화면에 발신자와 수신자 얼굴이 동시에 표시되거나 한 쪽만 나타나게 하는 등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KTF의 HSDPA와 LG텔레콤의 리비전A 서비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영상통화에 한 단계 절차를 더 마련한 이유는 요금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 음성통화는 기존 휴대폰과 동일한 요금이 부과되지만 얼굴을 볼 경우 무선데이터 이용료가 부과된다. 얼굴에 해당하는 데이터 이용료가 추가 부과되는 셈이다. 이동통신 3사들은 이용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액제 형식의 영상통화 서비스 요금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업체별 서비스 계획을 보면 SK텔레콤의 경우 5월에 발표한 HSDPA 서비스 ‘3G+’를 내년 상반기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조7,000억원을 들여 전국 84개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가입자에게 보조금 3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현재 6종인 단말기 종류도 10여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F는 6월말부터 시작한 HSDPA 서비스 ‘쇼’를 연말까지 84개 도시로 확대하고 내년 3월께 전국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내년 6월에는 각종 자료를 받을 때 뿐만 아니라 보낼 때에도 고속 전송이 가능한 고속상향패킷접속(HSUPA)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리비전A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중 제공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서비스 명칭과 요금 등은 미정이지만 영상통화는 물론이고 동영상 메시지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