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0만~20만원대의 장난감 로봇 제작사업에 뛰어든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년 1분기 중에 10만~20만원대에 판매하는 저가형 개인로봇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넷토이'(사진)로 부르는 KT의 개인로봇은 이름 그대로 장난감처럼 높이 20㎝, 무게 500g에 불과한 초소형 로봇. KT는 로봇사업을 총괄 기획했으며, 실제 생산은 유진로보틱스와 이지로봇이 맡았다.
로봇 개발은 이미 완료됐으며 현재 내부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국민로봇(URC) 사업과 별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부가 상품 개념으로 시중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넷토이는 책상 위에 올려놓고 무선으로 KT의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하면, 이메일이나 메시지가 왔을 때 이를 알려준다. 이를 위해 로봇 앞면에는 소형 액정화면과 조작버튼이 달려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MP3 파일을 전송받아 재생할 수 있으며 모닝콜, 일정관리 등 '개인비서'역할도 한다. 초고속 인터넷에 연동되는 로봇인 만큼 이메일과 메신저 기능 등은 PC를 켜놓아야만 사용할 수 있지만, 모닝콜이나 MP3 음악재생 등은 PC를 꺼놓아도 이용할 수 있다.
KT는 넷토이를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메가패스'의 부가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즉 로봇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의 활용도를 지금보다 한층 높이고, 로봇에 어울릴 각종 부가 콘텐츠를 공급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맞춰 가격도 누구나 구입할 수 있도록 2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판매방식의 경우 메가패스 공급자들을 대상으로 할인판매하거나, 신규 가입자에게 함께 제공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를 놓고 KT에서 고민중이다. KT는 이 넷토이가 학생들에 대한 선물용, 혹은 사무실에서 장식용을 겸한 로봇으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로봇과의 충돌 여부다. 국민로봇도 네트워크에 접속해 각종 콘텐츠를 전송 받기 때문에 기본개념이 넷토이와 유사하다. 현재 정통부 주관 아래 KT가 주사업자로 진행하는 국민로봇 사업은 내년 3월까지 1,0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서비스를 12월까지 진행한 뒤 내년부터 100만원대에 상용화하려던 당초 일정은 로봇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계속 늦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상용화 여부 자체마저 불투명해 보인다.
KT 관계자는 "국민로봇은 내년 1분기까지 시범서비스가 진행되므로 현재로선 상용화 일정을 언급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민로봇의 상용화를 기다리지 않고 넷토이 사업을 독자적으로 먼저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국민로봇 가운데 넷토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 일부 모델은 내년 1분기 이후 상용화할 경우, 넷토이에 가려져 빛을 못 볼 수도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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