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한 해는 유달리 빨리 간 것 같다. 언제 새해가 시작되었나 싶더니 어느새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여러가지 문제와 사안들이 많았다.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대북 문제, 치솟는 부동산가격 대책, 사법개혁, 사학법 개정, 비정규직근로자 보호입법, 부실한 교육 문제 등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들에 당면하여 국가적으로 많은 견해 대립 속에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 갈등과 대립의 2006년을 보내며
이처럼 많은 갈등과 대립이 표출되기도 하였지만,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거나 기존의 제도에 안주하지 않고 개선하려는 노력들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좋든 싫든 서로 합심해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문제 해결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과 관점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각 주장자들은 반드시 적절한 건설적 대안이 수반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성장과 배분, 대외적으로는 자주와 실리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 사회 각계각층의 상반된 요구와 욕구를 또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권리 주장이라는 미명하에 각자 자신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극단적 이기주의는 또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참으로 어려운 과제들이 아닐 수 없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우리는 참으로 길고도 힘든 진통을 겪고 있다.
2006년이 며칠 남았지만, 앞서 든 문제들의 대부분은 내년에도 분명히 계속될 것이다. 당면한 문제들만 생각한다면 우리의 미래도 상당히 비관적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문제를 안고도 수천년을 살아온 강인한 민족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과거와 비한다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분명히 우리는 발전해 왔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해결방법은 단 하나이다. 우리 국민 모두는 이런 때일수록 주인의식을 가지고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바야흐로 내년에는 대선을 위한 각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우리 국민들은 대안없는 비난만 퍼붓거나 감성에 호소하는 선정적 정치인들에게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지향하는 목표는 매우 훌륭하더라도 사실상 그 집행에 있어 비현실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요함으로써 득보다 실이 더 큰 선심성 정책들도 경계하여야 한다. 각 후보자들과 정당의 정책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과연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그대로 실행될 경우 예상되는 작용과 부작용을 세밀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 주인의식으로 우리 미래 개척하자
집에서 쓸 가전제품 하나를 살 때도 사양과 가격 및 품질, 제조사의 신용도와 사후서비스 등을 모두 꼼꼼하게 따지면서 사는데, 하물며 국정을 책임질 가장 중요한 공직자를 선거함에 있어 이들의 구체적 정책제안 내용과 그간의 실적에 비추어본 정책집행능력과 신뢰도 등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는다면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들은 결코 다른 어느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다.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현명한 선택을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또 오로지 우리 자신만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원래 더 큰 단계의 도약 전에는 많은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시련과 혼란을 겪지 않고 크게 발전한 국가와 민족은 없다. 우리가 지금 많은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발전과정 속에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역사적 시련 속에서도 살아남아 수천년을 계속 발전해 온 지혜로운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더욱 크게 발전시킬 것이다.
최윤희ㆍ건국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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