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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6 한국경제](4) 변양호씨 론스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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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6 한국경제](4) 변양호씨 론스타 수사

입력
2006.12.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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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금융계를 뒤흔들었던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은 당시 재정경제부 장ㆍ차관이나 청와대 수석도 아닌 재경부 국장이었던 변양호씨였다. 검찰은 올 12월 변씨가 론스타 펀드측의 로비를 받고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조작해 인수 자격도 없는 론스타측에 헐값으로 매각토록 했다고 발표했다. 부실하지도 않던 외환은행의 BIS 비율을 6.16%로 떨어뜨려 론스타의 예외 승인을 가능토록 했고, 인수가격도 론스타가 원하는 금액에 맞춰 최소 3,443억원에서 최대 8,253억원 싸게 팔았다는 것이다. 특히 론스타가 올 초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재매각 협상결과, 4조원대 이상의 천문학적인 차익을 올릴 것으로 나타나자 국내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대형 은행의 매각을 변 전 국장 혼자 좌지우지했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는 허무개그를 연상시킬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았다. 검찰이 밝힌 변 전 국장의 범죄 동기도 애매하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고작(?) 4,000여만원의 뇌물과 퇴임 후 펀드 투자 약속 등을 받고 이 같은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대목 역시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결론은 둘 중 하나다. “윗선 몸통은 놔둔 채 변 전 국장만 희생양으로 삼은 반쪽 수사”이거나 “별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자 변 전국장이라도 잡기 위한 무리한 수사 결과”인 셈이다. 변 전 국장은 여전히 “당시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외환은행 매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재매각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엇갈린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당국자와 짜고 친 대형 먹튀 사건’이냐, 아니면 ‘부실 리스크를 감수한 성공한 투자’냐는 것이다. 국민 여론은 ‘먹튀’에 분노하고 있지만, 금융계 내부는 ‘성공한 투자’라며 검찰 수사에 냉랭하다. 그러나 이 논란은 외환위기 이후 궁지에 몰린 한국경제의 후원군이면서 동시에 식민지 지배를 연상시킬 정도로 알짜배기를 싹쓸이 해간 외국자본의 야누스적 행태와 맞물려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곱씹어봐야 할 과제인 셈이다.

‘헐값 매각’이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든 분명한 것은 외환은행 매각이 투명한 절차를 외면한 채 밀실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등 구시대적인 관치금융 행태가 여전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를 겪고도 다시 찾아온 금융위기 앞에서 제도적 시스템은 또 작동을 멈춘 셈이었다. 가계발(發) 금융위기와 부동산 대란이 우려되는 지금,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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