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탄절 자정미사에서 전세계의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은 25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자정미사를 집전하며 “베들레헴의 아이(예수)는 세계의 고통 받고 학대 당하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시선을 돌리도록 한다”면서 전쟁에 강제 동원되거나 구걸에 나서는 아이들, 먹을 게 없어 굶는 아이들, 사랑 받지 못한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오늘 밤 하느님의 사랑이 이 모든 아이들을 감싸도록 기도하고, 어린이들의 존엄성이 존중 받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빌자”고 말했다.
라틴어로 평화를 호소하는 말과 함께 시작된 이날 자정미사는 전세계 44개국에 생중계됐다. 교황이 먼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Pax vobis)”이라고 하자, 신도들은 “교황께도(Et cum spiritu tuo)”라고 답했다. 세계 곳곳에 전도된 로마 가톨릭을 상징하기 위해 한국, 폴란드, 부르키나 파소 등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자국 전통의상을 입고 아기 예수상에 헌화 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일은 하느님이 하셨던 것처럼 아무것도 돌려줄 수 없는 이들에게 베푸는 일도 의미한다”며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성베드로 광장은 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각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순례자들로 가득 찼다.
교황은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집전한 정오미사에서는 ‘Urbi et Orbi(바티칸 시와 전 세계에)’ 메시지를 통해 세계 분쟁지역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지역, 수단 다르푸르등 아프리카 지역에 평화와 정의가 뿌리내리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조만간 예루살렘을 방문할 뜻도 밝혔다. 교황은 “형제 자매들여, 신이 저에게 구원의 역사를 이룬 성스러운 곳을 순례할 환경을 허락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미 교황을 초청할 뜻을 밝혔지만, 교황청은 지역 치안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방문을 미루겠다는 입장이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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