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4.4%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KDI는 특히 우리 경제가 경기둔화 우려는 완화되고 있는 반면 주택가격 폭등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환율하락으로 단기외채가 급증하면서 환율변동폭도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25일 발표한 ‘2006년 4분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10월 전망했던 4.3%보다 0.1%포인트 오른 4.4% 내외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은 10월과 동일하게 5.0%를 유지했다.
KDI가 내년경기를 지난 전망 때보다 긍정적으로 내다본 것은 유가 안정과 세계경제의 급락우려 완화, 북한 핵 문제 등의 위험이 축소된 것을 감안한 결과다. KDI는 이에 따라 내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을 지난 전망치보다 높게 잡았으며, 내년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전망 때보다 10억 달러 줄어든 4억 달러로 예상했다.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상품수출 증가율은 이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은 11.9%로 예상해 내년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잠재위험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지적했다. 최근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급격한 변화가 없는데도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폭등해 주택자금대출 등 가계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올들어 단기외채가 급증해 환율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지적했다. KDI는 외화차입 급증의 원인으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내릴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경제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점을 꼽았다. 은행의 외화차입이 늘어나면서 환율이 급락하고 총외채 중 단기외채 비중도 지난해 말 34.6%에서 최근 45%선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추후 단기차입금 상환으로 환율이 급상승해 ‘환율 널뛰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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