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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과 난타전… 차별화 부각 '고건 지지율에 藥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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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과 난타전… 차별화 부각 '고건 지지율에 藥되나'

입력
2006.12.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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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의 난타전은 각기 정치적 의도와 향후 범 여권의 정계개편 및 후보구도에 미칠 영향 말고, 또 하나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바로 고 전 총리의 지지율 변화여부다. 대통령과 맞선 전직 총리에 대해 여론은 어떻게 반응할까.

마침 고 전 총리 지지도는 갈수록 하락세를 보여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3위로 고착되는 중이다. 게다가 과거 문민정부에서 이회창 총리가 김영삼 대통령과 공개적 갈등을 빚고 총리직을 그만 둔 게 그를 단번에 인기 정치인 반열에 올려놓은 일도 있다. 흥미를 배가 시키는 요인들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노 대통령과의 대립 전선이 추락하는 고 전 총리의 지지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쪽이 우세하다. "인기가 바닥을 치는 여권 주자로 인식돼 지지도에서 손해를 본 고 전 총리에게 이번 사태가 노 대통령과 선을 긋고 차별화하는 계기가 돼 지지도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신중한 행보로 일관했던 고 전 총리가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공방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미지 변신과 함께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부수 효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기 후반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현재 정권에 각을 세운 인사들을 국민은 일단 기대의 시선으로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가 지지도 상승의 동력이 돼왔다는 게 이 같은 분석의 논거다.

TNS의 이상일 부장은 25일 "고 전 총리가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섬으로써 충분히 반사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실장도 "연말에 실시되는 언론기관의 여론조사를 통해 고 전 총리의 약진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전 총리측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측근은 "이번 사태로 고 전 총리는 이미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얻었다"며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 폭과 지속기간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관측이 더 많다. "오르긴 하겠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고, 그것이 오래갈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고 전 총리가 자신의 특장으로 여겨지는 안정감과 국정경험 능력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공격을 받은 만큼 상승 폭이 그리 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의 대선후보 지지도는 인물 보다 구도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짙어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NS 이상일 부장도 "고 전 총리가 박 전 대표를 제치거나, 이 전 시장 등과 정립(鼎立)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씨는 나아가 "고 전 총리가 매사 신중한 본연의 스타일로 되돌아오면 지지율 약진 세는 다시 고개를 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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