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내전으로 만신창이가 된 동아프리카 소말리아가 또다시 전쟁의 참화에 휩싸였다.
에티오피아 전투기들이 25일 소말리아 이슬람 법정연대(UIC) 군벌이 장악한 수도 모가디슈의 국제공항을 폭격, 활주로가 파괴되고 적어도 1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앞서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는 24일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UIC와 전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국방부 대변인은 “UIC와 부르하카바를 비롯, 벨레드웽네, 반디라들레이, 딘수르에서 교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UIC 군벌과 교전 중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UIC의 셰이크 유수프 인다하데 국가안보의장은 “무슬림 전사들은 에티오피아와의 성전에 참여하라”고 전쟁이 시작됐음을 인정했다.
UIC와 에티오피아군의 교전이 닷새째 계속된 이날 현재 양측 사망자가 1,000명을 넘었다. 소말리아 과도정부(TFG)는 이슬람 무장세력 6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으며, UIC는 정부군과 에티오피아군 400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6월 모가디슈를 장악한 UIC는 소말리아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무슬림 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는 TFG를 물밑 지원하면서 UIC의 신경을 건드렸다.
TFG는 유엔이 인정한 합법정부로 정ㆍ교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UIC는 TFG를 합법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UIC는 에티오피아군에게 19일까지 소말리아에 배치된 병력을 철수하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자 예정대로 에티오피아군을 공격했다. 미국의 암묵적 지지를 받는 에티오피아는 TFG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소말리아에 8,000~1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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