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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트레스의 주범은 바로 우리

입력
2006.12.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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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각종 지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희망과 행복을 주는 지표가 1위로 나타난다면 이 고달픈 삶에 위로가 될 터인데 그 반대로 치닫고 있으니 회색 겨울하늘만큼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급격한 고령화, 저출산, 술 소비량, 40대 남성과 노인의 자살률, 급격한 이혼률 등은 선진국을 앞지르고 있다.

● 스트레스 1위 국가라는 불명예

최근 AP통신과 시장조사기관 입소스의 10개국 스트레스 실태조사에서도 어김없이 한국이 1위라고 하는 보도를 접했다. '우울한 우리나라'의 주범은 스트레스인가? 그러나 스트레스의 요인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우리가 스트레스를 만들어낸 주범이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압축 경제성장 속에서 정신과 문화는 그에 따르지 못하는 지체현상, 기러기가족ㆍ펭귄가족등 신가족을 만들어낼 정도의 교육열, 결혼도 출산도 주저하게 만들고 아예 부모 곁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 캥거루가족을 양산하는 대책없는 집값 상승, 젊은이들 앞을 콘크리트 벽처럼 싸늘하게 버티고 있는 취업문, 정보화사회의 낙오자를 양산하는 정보격차, 그리고 미숙한 언어와 파워게임만 연출하는 정치지도자들이 스트레스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미시적 측면에서는 서로 어우러져 사는 지혜를 잃어버리게 한 개인주의에서 비롯된 황폐화한 인간관계, 내면의 행복보다 외부 치장에 행복의 가치를 두느라 삶의 목적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가치의 우선순위 전도 등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이런 사회라면 대한민국 국민 안 하고 싶을 정도이고 스트레스 1위 국가라는 불명예 딱지가 충분히 붙을 만하다.

그러나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이 정도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아우성 치는 나약함도 모두 한국인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며 그 해결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삶을 병들게 하는 주범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고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하는 우리가 오늘날의 삶을 병들게 만든 주범인 것이다.

주범인 우리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복잡한 문제가 극에 달한 사회에서의 처방은, 문제 해결에 대한 소망도 극에 달하기 때문에 역으로 해결을 위한 절실한 마음이 응집하기만 하면 스트레스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 배려하는 마음ㆍ내적인 힘 길러야

스트레스의 주범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선은 얽히고 설킨 문제가 해결되기를 나약하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사회문제, 가족문제, 개인문제를 읽어내고 사심없이 해결을 주도하여 사회개혁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고 장점을 칭찬해주고 봉사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는 이 힘든 시간도 곧 지나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헤쳐나가는 내적인 힘을 기르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메마른 삶을 따스하게 하는 온기가 안개처럼 스며드는 사회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한다.

김태현ㆍ성신여대 심리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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