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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문화계] <4>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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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문화계] <4>미술

입력
2006.12.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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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별은 지고, 반짝반짝 새 별은 줄줄이 뜨고, 시장은 뜨겁고도 시끄러웠다. 그동안 미술판에서 서자 취급받던 사진이 당당하게 떠오르고, 중국 현대미술은 열렬한 러브콜을 받았다. 대형 전시가 어느 해보다 많아 포만감이 큰 한 해이기도 했다.

올해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첫 소식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타계다. 1월 29일, 향년 74세로 그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이 낳았을 뿐 해준 건 별로 없는 이 대가의 사망에 국내 미술계는 뒤늦은 헌사를 바쳤다. 추모전이 이어지고, 경기 용인에 백남준미술관이 착공되었다. 조각가 유영교, 사진작가 김수남, 도예가 한익환, 서예가 김충현도 올해 타계한 대가들이다.

20대 후반~40대 초반 젊은 작가들의 약진에 중견 작가들이 낄 자리가 없다는 푸념이 나왔다. 크고 작은 여러 전시를 통해 젊은 작가들에게 눈길이 쏠렸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동유의 유화가 5월 홍콩 크리스티에서 추정가의 25배가 넘는 3억 2,300만원에 팔리는 등 해외 경매에서도 이들이 각광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0년 간 중견이나 원로 작가 차지이던 ‘올해의 작가’로 정연두(37)를 선정함으로써 이러한 흐름을 공인했다.

1년 내내 가장 떠들썩했던 부문은 미술시장이다. 경매와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띠었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올해 경매 실적은 합쳐서 600억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화랑협회의 연례 행사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도 닷새 동안 860여 점 50억원 어치를 팔았다.

개별 화랑을 통한 국내 미술품 거래 규모가 연간 200억 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그 열풍을 타고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가 생기고, 미술품을 사는 보통 사람들의 개미군단이 나타난 것도 올해 눈에 띄는 현상이다.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화랑들은 100만원 소품전 등 문턱을 낮춘 기획전으로 그런 수요에 화답했다.

경매의 활황은 잡음과 갈등도 빚었다. 화랑들은 경매사가 작가도 손님도 다 쓸어가 시장을 어지럽힌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은 대형화랑의 경매사 지분 참여, 지나치게 잦은 경매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세미나와 공청회를 통해 경매사 측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이런 와중에 경매에 나온 이중섭, 김환기 등 인기 작가의 작품이 위작 파문을 겪었고, 그 바람에 올해 50주기를 맞은 이중섭은 작품 거래가 거의 끊긴 가운데 아무런 기념 행사도 없이 쓸쓸하게 해를 넘겼다.

사진 전시가 유독 많았던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대구사진비엔날레와 서울사진페스티벌이 나란히 첫 행사를 치르며 많은 관객을 모았고, 만 레이ㆍ알랭 플레셔 등 대가들의 사진전, 한미사진미술관의 한국 근대사진전 등 굵직한 전시가 사진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마크 로스코ㆍ피카소ㆍ조르주 루오ㆍ르네 마그리트ㆍ파울 클레ㆍ장 뒤뷔페 등 대가들의 회고전과 루브르박물관 명화전 등 대형 전시가 잇따른 가운데, 장샤오강ㆍ팡리쥔ㆍ위에민쥔ㆍ왕광이 등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도 붐을 이뤘다.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가을의 거의 비슷한 시기에 겹친 올해는 비엔날레 풍년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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